기업·경제

"연간 500만개의 양말과 장갑 수출길 열었다"

포천좋은신문이 만난 사람 | 코로나 위기를 수출로 극복한 '포천섬유' 윤춘근 대표

 

신북면 하심곡에 자리한 ‘포천섬유’(대표 윤춘근) 직원들은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이 회사의 양말을 생산하는 기계들은 오늘도 요란한 소리를 내며 풀가동 중이다.

 

윤춘근 대표는 2000년부터 ‘포천섬유’를 설립하고 공장을 운영해왔다. 주력 제품은 각종 기업과 단체의 양말을 주문 제작하는 OEM 전문업체로 주로 유명상표의 양말을 위탁받아 생산해왔고, 지역에서는 각종 단체와 기업의 기념품을 제작하는 업체로 나름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발생한 코로나 펜데믹으로 각종 행사가 전면 취소되면서 ‘포천섬유’도 주문이 떨어져 회사 설립 20년 만에 처음으로 심각한 경영 위기를 겪었다. 그러던 중 기적적으로 올해 초부터 미국으로 수출길이 열렸다.

 

“우리나라의 양말은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품질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양말을 생산하는 공장은 대부분 규모가 작고 또 위탁생산을 주로 하기에 직접 수출하겠다는 생각은 그동안 전혀 못 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코로나로 경영이 어려워지자 마지막 해결책이라고 생각하고 미주의 한인 오퍼상들과 접촉을 시작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정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 겁니다.”

 

 

윤춘근 대표는 위기라고 생각했을 때 반드시 기회가 온다는 말을 믿고 과감하게 수출 쪽으로 문을 두드렸는데, 미국의 수입처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입처들의 요구하는 대규모 물량과 가격을 맞추기는 쉽지 않았다. 다행히 미국이 중국에 대한 관세를 높이고 있고, 미국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향상되어서 윤 대표는 약간의 가격 차이는 극복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가격 문제는 해결됐지만, 마지막으로 해결해야 할 관문이 하나 더 남아 있었다. 수입처가 요구하는 대규모 주문을 어떻게 맞추어 낼 것인가가 핵심이었다. 중소규모의 공장을 운영하는 윤 대표의 한계였다.

 

윤 대표는 며칠 동안 고민 끝에 ‘포천의 다른 섬유공장과 협업을 하면 공동 수출이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냈다. 그는 먼저 포천시 기업지원과를 방문해 협조를 요청했다. 포천시는 윤 대표의 방문을 환영하면서 수출에 함께할 업체들을 적극적으로 소개해주었다. 이러한 노력 끝에 윤 대표는 수입처가 요구하는 모든 조건을 맞출 수 있었고, 수출 계약을 원활하게 성사시켰다.

 

오는 3월 10일 '포천섬유'와 협력업체들이 생산한 제품들은 컨테이너 4개 분량에 양말 25만 개, 장갑 40만 개를 싣고 미국 앨라배마로 첫 수출길에 오른다. 뒤이어 3월 한 달 동안에만 90만 개의 제품 수출이 예정돼 있고, 연간으로는 500만 개의 양말과 장갑이 수출될 예정이다.

 

"수출 계약금액은 올해에만 약 20억 원 정도이지만, 그 규모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윤춘근 대표. 그는 현재 '독수리유격대 기념사업회' 회장이면서, 각종 단체에서 활발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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