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6월에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실시한다. 자천타천으로 오르내리는 출마 예정자들은 현 탄핵 정국의 거대한 암흑 속에 숨죽인 채 추이를 살피는 모습이다. 특히, 공천에 목메는 정당 소속의 정치인은 암암리에 비선 실세에 줄을 대는 등 정중동의 행보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이 가운데 백영현 포천시장의 정치적 앞날에도 순탄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선거에 백 시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던 사람들이 실망해 반대하는 입장을 모임 등에서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고 한다. 여론 조사 결과 수치로도 나타난다.
지난해 8월 27일 포천시가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포천 시민을 대상으로 민선 8기 시정 운영에 대한 평가를 실시한 결과 71.4%(매우 잘함 11.2%, 잘하는 편임 60.2%)가 잘한다는 긍정 평가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시는 여론 조사와 관련해 보도자료를 대대적으로 뿌렸었다.
백 시장은 심지어 지역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70%대의 지지율은 감사한 결과지만, 그보다는 아직도 30%의 시민들이 시정에 만족하지 못 하고 있다는 사실에 더 무게를 두고 모든 시민이 만족할 수 있는 시정을 펼치겠다고 했다.
올해 2월, 포천 지역 P 언론사가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백영현 포천시장의 시정 운영에 대한 평가를 실시한 결과 포천 시민의 44.5%(매우 잘함 15.5%, 잘하는 편 29%)는 잘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개월 전보다 26.9% 급락한 평가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4년 여론 결과 중 '잘하고 있다'에서 '잘 모르겠다'로 시민들의 평가가 돌아선 것으로 시정의 신뢰 상실로 해석할 수 있다. 시장이 잘못한다는 이유 중 첫 번째는 구체적인 사업 추진 성과 미비 34.2%, 두 번째는 미해결 또는 지역 현안 해결 미흡 27.5%로 61.7%를 차지했다.
특히, 포천시의 불투명한 민원 및 행정 처리가 19.2%를 차지한 것은 눈여겨봐야 하는 부분이다. 시민의 생활과 경제적인 문제가 직결되기 때문이다. 행정 처리에 따라 금전·시간 등 유무형의 손실이 달라지는 관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이다. 늦장, 지연 등의 행정이 불만과 성토로 이어져 불신을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백 시장은 참되고 실속 있도록 힘써 실행하는 무실역행(務實力行), 초심을 잃지 않으면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초심불망 마부작침(初心不忘 磨斧作針)의 정신으로 시정을 펼쳐나가는 데 있어 시민 불편 해소를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이 용두사미(龍頭蛇미)가 돼서는 안 된다.
매년 실시하는 '읍면동 공감·소통 간담회'에서 지역 현안 건의에 대해 추진·검토의 긍정적 답변을 내놓고 있다. 진행 추진 과정에서 답변 등이 없어 무시당하는 감정을 느꼈다고 격하게 토로한 주민들은 과연 시정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마지막 월례 조회에서 백 시장은 "화급을 다투는 민원서류가 공무원의 서랍 속에서 잠들지 않게 해 달라"고 오죽하면 당부했을까 싶다. 그동안 쌓였던 불만들이 지인, 민원인 등 여러 경로를 통해서 시장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도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역에서는 말한다. 무늬만 적극 행정에 그친 셈이다.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꾸준히 회자되고 있는 백영현 시장 체제에서는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다'는 말이 실질적으로 반영돼 시장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긍정적 평가를 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이 조직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부분과 일맥상통한다.
또한, 포천은 보수 지역인데도 불구하고 시장은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 지지도 45.1%에도 미치지 못하는 유의미한 조사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지역 사정에 밝은 한 시민은 "시장이 정치적 입지를 위해 특정의 각종 모임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본인이 밝힌 대로 민원 처리를 최우선하는 조직으로 탈바꿈하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지역 분위기도 점차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불감장(紅不甘醬)이라는 말이 있다. 간장의 빛은 붉은빛이지만 맛이 짜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좋아 보여도 속은 신통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이다.
여론조사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남은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 잘못한 점을 네 탓으로 돌리고, 나만 옳다는 아집 속에 귀에 즐거운 것만 듣는 것은 마약과 같다. 시작은 창대했으나 결과는 미약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