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지는 이유는 열매를 맺기 위함이다

 

화려하게 포천의 봄을 밝히던 꽃들이 거의 다 지고 모든 나무들이 파란 잎사귀들로 자신들을 치장하고 있다. 벚꽃이 아름답게 피어날리던 시절이 그리워 우연히 나무에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거기서 꽃이 피었던 자리에 열매가 파란색으로 살을 찌워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꽃이 피는 이유는 내게 예쁘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열매를 맺기 위해서 이다'라는 깨달음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성년의날' 등 가정과 관계있는 기념일들이 있고, 여러가지 행사들이 있을 것이다. 

 

떨어진 꽃의 자리에 살을 올리는 열매들을 보며 많은 생각이 오고 갔다.

 

기자가 대학에 입학하던 80년대 중반에는 전세계적으로 '유전공학'이라는 학문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들은 열매는 토마토이고 아래쪽에는 감자가 맺히는 소위 '포마토(포테이토+토마토)'라는 상상 속의 식물의 그림을 그려 사람들을 유혹하던 기억이 났다. 그러면서 인류의 식량난은 이제 끝이라면서 환호하는 기사들도 넘쳐 났었다.

 

요즘은 같은 학문을 '생명과학'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30년이 훨씬 지난 요즘에도 먹을만한 커다란 토마토가 열리고 땅 속에는 감자가 크게 자라는 그런 작물은 없다. 사실은 만들 수 없었다.

 

식물이 열매를 맺거나 그와 상응하는 뿌리나 덩이 줄기를 만드는 것은 자신의 죽음 또는 그에 상응하는 혹독한 환경을 이겨내기 위해 거의 전 생명력을 기울여 진행하는 일생일대의 대사업이다. 그러므로 열매에 해당하는 토마토와 덩이 줄기에 해당하는 감자가 동시에 먹을만하게 자라게 하는 일은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신약성경에는 이런 일화가 있다. 예수님이 길을 가다가 잎이 무성한 무화과나무를 보고 목이 마르니 제자에게 무화과를 하나 따 달라고 말한다. 제자가 가서 보니 잎만 무성하고 열매가 없다고 하자, 예수님이 저주의 말을 한 후 그 나무는 말라 죽었다. 

 

실제로 나무를 키우고 열매를 맺는데는 잎과 뿌리의 비율이 중요하다. 잎이 뿌리보다 무성하면 나무는 스스로 성장기라 여기고 열매를 맺지 않는다. 뿌리의 성장이 잎보다 크면 나무는 자신의 생명이 하한 곡선에 다다랐다 여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 것이다.

 

포천은 노령화 비율이 아주 높은 도시이다. 이 어르신들도 화려하게 꽃이 핀 젊은 날들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그들이 젊었을 때를 비교하면서 스스로 지는 꽃이라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분의 꽃이 지면서 맺은 열매들이 오늘과 내일의 포천과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어르신들의 인생에 감사와 찬양을 드린다.

 

여러분이 맺어 놓은 열매가 익어가는 것을 보면서 즐겁고 행복한 가정의 달이 되기를 바란다.

 

[ 포천좋은신문 문석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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