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소흘읍 고모 3리 마을회(이장 전영식)는 소흘읍 행정복지센터(읍장 유재현) 관계 공무원과 마을 현안 사항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는 전영식 이장 및 임원진과 유재현 소흘읍장 등 10여 명이 참석해 고모리 문화마을 발전 방향과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시간을 가졌다.
고모리 문화마을은 어떤 이가 고모를 모시고 살며, 고모가 세상을 떠난 뒤 이곳에 모셨다는 유래를 간직한 마을이다. 죽엽산, 노고산이 고모 호수공원을 어머니 품처럼 포근하게 감싸안은 자태를 지닌 김종삼 시인의 사모(思母) 시비(詩碑)가 자리한 곳이다.
또한, 인근에 포천 국립수목원이 있어 연간 90여만 명(2023년 기준)의 방문객이 찾아오는 수도권 최고의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현재의 분위기로 보면 낙관적이지만 앞으로 다가올 상황을 생각하면 녹록지 않다며 주민과 상인들은 "고모리가 재도약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강촌과 양평 금남리를 예로 들었다. 강촌은 전철역이 들어서면서 주민들은 많은 관광객이 방문할 것이라는 기대에 한껏 부풀어 올랐다. 막상 개통되면서 주민들의 기대와 달리 방문객들이 오히려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교통의 편리성으로 춘천 등으로 몰리면서 강촌은 사람 구경조차 하기 힘든 심각한 상황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또한, 낭만적 자연환경인 북한강을 배경으로 수십 년간 호황을 누려온 양평 금남리도 얼마 전까지 2차선 도로를 가득 메웠던 방문 차량이 현격히 줄고 있다. 이곳 상인들의 걱정과 근심이 이만저만 아니라는 말이 나돈다. 상가 임대 현수막도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고 한다.
근본적인 이유로 제2외곽순환도로가 개통하면서 발생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 12월 양주~파주 구간이 개통되면 사통팔달의 교통망으로 수도권 관광객들이 풍부한 먹거리, 대형 놀이문화 시설, 대형 주차장 시설의 카페 등 특색있는 휴식 공간,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하는 관광자원 등을 갖춘 파주로 방문객이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비해 고모리 문화마을은 한정된 힐링 여행객만 받아들이는 국립 수목원에 달랑 호수공원 하나만 바라보며 먹고사는 고모리 문화마을의 앞날은 절대로 밝지 않다. 그 결과는 빠르면 1년, 늦어도 2년 안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위기감에서 마련된 간담회 자리에서 마을 임원진들은 △부족한 주차장 문제 해결 △수원함양 보안림 해제 △수중 분수대를 음악 분수대로 전환 △고모리 산성 복원 및 공원화 사업 추진 등 최소한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했다.
유재현 소흘읍장은 "주민 건의 내용 중 먼저 수중 분수대는 음악 분수대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라며 "고모 3리 임원과 주민들이 요구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챙기겠다"라고 약속했다. 이어 "주차장 확대 방안 등 추가 사업은 예산 및 용지 확보, 중앙 부처와의 협조 관계 등 여러 문제가 있어 시와 협의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영식 이장은 "잠깐 쉬었다 가는 장소의 고모리는 미래가 없다. 포천 관문에 있는 고모리가 주목받는 관광지로 자리매김해야 포천시의 명소가 된다"라며 "주변 도시의 관광 자원화에 포천시도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포천시는 세밀하고 신속하게 준비해야 한다. 국·도비 예산 확보는 물론 민간 투자를 유치하는 등 전력을 다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시간이 금이다. 머뭇거리는 순간 고모리 문화마을의 미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