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먹다
삶을 뚜벅 뚜벅 걷다보면
가볍게 걸을 때도, 달릴 때도
세월을 못 이겨 힘에 버거워
질질 끌고 갈 때가 있다
그 속에서도
삶을 즐기고 싶을 때
힘들어 삶이 귀찮아 질 때라도
가끔은 하늘도 보고 추억도 소환하고
그 속에 빠져보는 것도
참 좋다
누구랄 것도 없이 모두 다 귀하고 귀한 보배로운 삶이다
내 인생 니 인생 할 것 없이 모두 다 소중한 삶이건만
세월 속에 파묻힌 병들어 버린 내 인생
걷지 못해도 지팡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아니 어깨동무하고 함께 가는 동반자라도 있으면 좋겠다
난
그렇게 지키고 싶다
하나하나 다 소중한 것들을
부정보다는 긍정을
불평보다는 칭찬을 해 주는 그런 인생을
먹고 싶다
깊어가는 가을을 먹으며 오늘도
또 다른 날을 기대해 본다
선물 같은 하루
여름의 막바지인 어느 날
출근 준비 하느라 정신없는 나에게
카톡 하나 딩동
“와 맛있겠다.”
먹음직스런 감자탕과 곰탕 사진에
감동 메세지 보내고 나니
보따리 사진이 올라 온다
“어르신들께 가져 가나보다“라고 생각했다
갑자기 핸드폰이 울린다
“어머 원장님 웬일이세요?" 하면서 반기니
지금 어디에요? 하며 물으신다
출근준비중인데요 왜 그러시는 데요?
지금 출발합니다! 라는 말씀에 갑자기 정신이 든다
빨리 센터로 갈께요.
살면서 누군가에게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는다는 건
엄청난 감동이다
가족들에게도 제대로 된 챙김조차
없었던 터라 더 감사하게 되는 것이다
값으로 치자면 별거 아니라 할지라도
이른 아침부터 배달까지 손수 해주신
맏언니 같은 원장님 덕에 요양원
어르신들 챙김 속에 저까지 녹여 주셨다
그래도
여기저기 마음쓰임이 많았을 텐데도
1시간 걸려 찾아주신 마음까지
정말 감동 그 자체였다
진심과 정성을 담은
감자탕과 곰국
한여름까지 키웠을 참외까지
정성이 그저 팍! 팍!
아끼지 않고 넣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침마다 문안 인사하듯이 카톡방에
좋은 글 올려주고 서로 공감해준 것이
늘 고맙고 감사 하단다
가끔은 뜻하지 않은 선물은 삶의 활력소가 된다
田堂 김순희
포천문인협회 회원
스토리문학 시부분 등단
현) 내촌사랑주간보호센터 대표
현) 어부바요양보호사교육원 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