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이 옳다 말하지 말고 경청에 힘쓰고
내 방식이 맞다고 자랑 말고 존중하고 겸손하게
무시로 분열을 일으키지 말고 진정으로 일해야
국가나 사회단체에서 리더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국가 운영에 책임이 있는 정치 리더의 경우,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역할이 부여되므로 엄중한 도덕성과 무한의 신뢰성, 투철한 애국심, 막중한 책임감이 요구된다. 현재 민주국가 시스템의 한계점은 이러한 도덕성, 신뢰성, 애국심, 책임감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채 인기 영합에 의한 리더를 선출하게 되는 점이다.
지방자치단체 단체장의 역할 또한 다르지 않다. 단체장의 리더십이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싱크 탱크나 브레인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치, 사회, 문화 등 여러 분야의 갈등을 통합하고 미래에 대한 구체적 비전과 실천 전략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정 부분 지역개발에 대한 프로젝트 개발에 공무원들이 기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직업공무원의 미덕은 법적 제도적 테두리 속에서 안정성과 일체성, 그리고 항시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개혁과 변화를 기조로 새로운 비전을 창출해야 하는 단체장의 덕목과 그 출발을 달리한다.
리더나 단체장으로 최선의 기준은 '통합적 관리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고 꼽기도 한다. 하지만 이전에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세 가지를 꼽을 수 있겠다.
첫째, '경청'의 자세이다. 상대의 말을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달 내용, 그 내면의 동기나 정서를 기울여 듣고 상대에게 그 의미를 확인하고 반응해 적극적인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쌍방향의 소통이라고 본다. 대다수 리더나 단체장은 듣기보다 주로 자신의 주장이나 의견을 말한다고 한다.
둘째, '겸손'한 마음이다. 남을 더 생각하는 배려의 마음으로 상대나 타인을 존중하고 자신을 덜 생각하고 제자리에 두는 마음가짐과 태도라고 본다.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잘난 척하지 않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모습이어야 한다. 겸손 없이 다른 사람들을 이끌고 화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셋째, '통합'의 정신이다. 각자가 지닌 정치, 문화, 사회적 인식과 가치의 다름을 인정하는 기본적인 자세에서 출발해야 가능하다. 서로 다른 관점과 의견은 대화를 통해 상생과 타협점을 찾아가야 과정에서 모든 것을 포용해야 한다. 대립과 반목은 각자를 파멸로 이끄는 지름길이다.
필자는 시에서도 중요한 지역 기관장으로 인해 덕목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됐다. 이 기관장은 한 기부단체의 전달식에서 임원들의 말을 경청하기보다는 자기 생각과 의견을 밝히는 상황을 주도했다.
답답하기보다 참으로 민망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자신은 몰랐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태껏 그렇게 해왔고 누구도 그 부분에 대해 제기한 적 없는 익숙한 분위기였을 게다. 자신이 지난 세월 외곽으로 돌다가 코드 맞춰 등용되니 숨죽여 왔던 자부심이 공중 부양을 하지 않았나 치부하고 싶다. 경청은 쓰레기통으로 사라졌다.
또한 그 기관장이 지역 선배에게 모임을 요청해 선배가 일정 등의 상의로 전화했으나 통화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시간이 흐른 후 기관장이 전화 없이 선배 의견은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시간을 정해 사무실로 방문해 줄 것을 문자로 통보했다고 한다.
선배는 화도 나고 기분이 참담했다고 한다. 본인이 요청하고 무시하는 오만 행위가 언제부터 기관장의 덕목이 되었는가? 자신보다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도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겸손은 사전에만 있는 용어인 것 같다.
지역 행사 관계로 전현직 단체장 모임에 그 기관장이 참석해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모임에서 전직 단체장 중 한 사람이 "아쉬울 때나 단체장을 찾고, 평소에 기관장이 주도해 소통 시간을 가진 적이 있느냐"고 질타해 냉랭한 분위기가 연출됐다고 한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단체는 기관장의 하부기관이 아니다. 소통과 화합은 기관장의 역할 중 하나가 아닌가?
보편적인 경우라고 할 수 없지만 언급한 경우와 같이 '하나를 보면 셋은 명확하게 안다'고 속담에 비유해 말할 수 있다. 이 기관장 의식에는 기본적인 배려는 물론이고 경청, 겸손, 통합의 정신은 딴 나라 이야기다.
내 말이 옳다 말하지 말고 경청에 힘쓰고, 내 방식이 맞다고 자랑 말고 상대를 존중하는 겸손한 자세로, 무시로 분열을 일으키지 말고 화합에 열정을 바쳐야 한다. 자리든 사람이든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이 있다. 필자의 고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