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약을 먹겠는가? 질병을 완치하겠는가?

전홍준 박사는 외과전문의이자 의학박사로 조선대 의대교수를 지냈다. 1984년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자연치료 의학을 배웠고, 그후 고혈압, 당뇨, 비만, 피부병, 암 등 만성질환과 난치병을 약 없이 고치는 의사로 유명하다.

하버드대학의 심장병 전문의 허버트 벤슨 교수의

《약 없이 고혈압 이겨내기》와,

워싱턴대학의 당뇨병 전문의 닐 버나드 교수의

《약 없이 당뇨병 이겨내기》 등을 통해서

고혈압, 당뇨, 심장병 등이 평생 약을 써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절식, 운동과 휴식, 스트레스 조절과 같은

단순한 생활요법만으로도 완치될 수 있다는 것을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를 지낸 유태우 박사의 저서 《질병 완치》의 표지에는 “평생 약을 먹겠는가? 질병을 완치하겠는가?” 라는 부제목이 쓰여 있다. 일평생 약을 먹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많은 환자, 그리고 평생 약을 끊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고 있는 의사들은 이 물음을 놓고 한 번쯤 잘 생각해 보면 좋겠다.

 

유 박사는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몇십 년 동안 많은 환자에게 약을 쓰는 치료를 해 오면서 병이 낫지 않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보아 왔다. 왜 낫지 않는지 살펴보았더니, 약물치료가 병의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병의 결과(증상)만 치료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유 박사는 “건강진단을 믿지 말라. 병원을 믿지 말라. 병의 원인을 치료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대구의료원 신경외과장을 지낸 황성수 박사의 저서 《고혈압, 약을 버리고 밥을 바꿔라》는 언론을 통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많은 의사는 고혈압 환자들에게 평생 약을 끊으면 안 된다고 하는데 반해서 황 박사는 약을 버리고 현미 채식을 하라고 가르친다.

 

나는 이 의사들만큼은 용기가 없어서 “건강진단과 병원을 믿지 말라. 약을 버리라”고까지 담대하게 말하지 못하지만 이런 가르침을 접할 때마다 마음속으로 크게 공감하고 있다. 나 또한 지난 30여 년 동안 진료하면서 생채식과 절식, 낮에 걷고 밤에 쉬게 하는 단순한 자연요법만으로 먹던 약을 모두 끊고도 건강해진 사람들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보아 왔다. 지금도 나를 찾는 많은 환자들은 혈압약이나 당뇨약, 관절염약, 항암제 등을 끊고 싶다는 사람들이다.

 

나는 이들에게 처음부터 바로 약을 끊게 하지 않고 약 2주간이나 4주 동안 지금 먹고 있는 약을 계속 먹으면서 생채식, 곧 생곡식 가루, 생채소, 해초류, 과일, 견과류만을 먹는 섭생법과 자연요법을 실천하도록 하면 대체로 병증이 많이 개선된다. 피가 맑아져서 혈액순환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그 후 점진적으로 약을 끊고 약 1주간이나 10일 정도 절식, 곧 생야채즙이나 야채 과일 발효액, 더운물, 약간의 염분만을 취하게 하면 거의 예외 없이 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간 기능 등이 정상 상태로 회복된다. 이때부터 대부분의 환자에게는 더 약이 필요 없게 된다. 그 후 아침 식사로 생야채즙이나 야채 과일 발효액, 생강차 한 잔 정도, 그리고 점심과 저녁 식사로는 현미밥과 생채소를 주식으로 하며, 낮에는 적당한 운동, 밤에는 충분한 휴식, 반신욕이나 냉온욕과 같은 생활 습관을 계속하면 된다.

 

그 후 혈압이나 혈당이 다시 오르면 약부터 쓸 게 아니라 ‘아, 내 피가 또 탁해졌구나’ 하고 이 방법을 다시 쓰면 된다. 이것은 이처럼 쉽고도 단순하다. 몸은 무겁게 오염되어 있으면서 약만 한 줌씩 먹고 있는 환자들을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런 환자들을 볼 때는 정말 가슴이 답답하다.

 

기원전 500년에서 기원후 500년까지 약 1000년간은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 의학, 500년에서 르네상스 시기까지 약 1000년간은 갈레누스(Galenus) 의학으로, 초기 2000년 동안의 의학은 자연과의 조화와 융합, 체질론에 기초한 전체성 의학으로써 동양의학과 아주 유사한 철학적 배경을 가지고 있었다. 르네상스 이후 16세기에 베살리우스(Vesalius)가 <인체의 구조에 대하여>라는 연구를 통해서 해부학을, 17세기에 윌리엄 하베이(William Harvey)가 <혈액순환에 대하여>라는 연구를 통해서 생리학을, 18세기에 모르가니(Morgagni)가 <질병의 장소와 원인에 대하여>라는 연구를 통해서 해부병리학의 기초를 세웠다.

 

이 무렵부터는 질병을 체질의 문제나 자연과의 부조화로 본 히포크라테스나 갈레누스와는 달리 몸의 구체적 어느 장기에서 염증이나 종양 따위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보기 시작하였다. 의학자들의 시야가 자연과 인간 전체를 보는 데서 몸의 한 장기로 이동하게 된 것이다. 이때부터 기침병, 설사병, 열병 등과 같은 병명 대신에 위염, 담석, 폐암 따위와 같이 병명에 장기의 이름이 붙여지기 시작하였다.

 

18세기 말 비샤(Bichat)는 해부병리학을 더 세밀하게 분석하여 조직병리학을, 19세기 말 비르효(Vircho)는 세포 단위에서 병의 원인을 규명하는 세포병리학의 체계를 세웠다. 20세기에 들어와서는 분자생물학이나 유전자학 등과 같이 미세한 분야에서 질병의 원인과 해결점을 탐구하는 쪽으로 더 깊이 파고들게 되었다. 왜 이런 표현을 쓰는가 하면, 르네상스 이후 의학자들은 땅속 깊이 한 우물을 파고 들어가는 것처럼 깊게 탐색하는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나는 1987년 일본 후쿠오카의 안도 병원에서 연수를 받을 기회가 있었다. 내과 의사인 안도 선생은 특히 심장과 간의 치료에 명성이 높아서 외국에서도 환자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었다. 이 의사가 주로 쓰는 치료법은 절식과 자연식, 쑥뜸, 전신의 흡각요법과 같은 단순한 방법이었다. “이 방법이 이 세상에서 제일 뛰어난 의술이니 한국에 돌아가거든 환자들에게 많이 활용하고 다른 의사들에게도 가르쳐 주라”고 나에게 당부하였다. 당시 그는 80세나 된 어른이고 나는 젊은 의사였으므로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고 대답은 했지만 한국에 돌아와서는 이 방법을 쓰지 않았다. 절식, 쑥뜸, 흡각요법 따위로 병이 치료된다는 것이 도대체 믿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1994년 어느 날, 40대 중반의 협심증 환자가 찾아와서 심한 흉통을 호소하였다. 그는 고급장교 출신으로 대기업의 간부사원이었는데, 그동안 스트레스가 많은 삶을 살아왔다. 지난 5년 동안 국내의 이름난 심장병 전문의들로부터 많은 치료를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자 절망한 나머지 우울증과 불면증으로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었다.

 

나는 이 환자를 보는 순간 안도 의사가 떠올랐다. 환자 자신이 더 정통 서양의학에 대한 기대가 없었으므로 그동안 잊고 있었던 안도 의사의 치료법이라도 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0일간의 절식, 앞가슴의 쑥뜸, 전신에 대한 흡각요법을 실행하였더니 정말 극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안도 의사의 말대로 가히 세상에서 제일 좋은 의술이라고 할 만했다.

 

이 환자를 치료한 뒤 수많은 고혈압, 당뇨, 심장병, 우울증 환자들이 나를 찾아왔다. 외래를 통해 이 방법을 교육시킨 결과 대부분의 환자는 더 약을 쓸 필요가 없을 정도로 치료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후 나는 하버드대학의 심장병 전문의 허버트 벤슨 교수의 《약 없이 고혈압 이겨내기》와 워싱턴대학의 당뇨병 전문의 닐 버나드 교수의 《약 없이 당뇨병 이겨내기》 등을 통해서 고혈압, 당뇨, 심장병 등이 평생 약을 써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절식, 운동과 휴식, 스트레스 조절과 같은 단순한 생활요법만으로도 완치될 수 있다는 것을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암 면역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자이자 내과 의사인 일본 니가타대학의 아보 도오루 교수는 위장관의 폐색 때문에 불가피하게 수술을 해야 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암 환자에게 수술, 항암 요법, 방사선치료와 같은 공격적 치료보다는 전인적인 면역 증강 요법을 하는 것이 생존율과 삶의 질 향상, 궁극적인 치료 성과가 훨씬 좋다고 주장한다. 지난 몇십 년 동안 나는 외과 의사로서 많은 암 환자를 수술로도 치료해 보았고, 또 전인적인 면역 요법으로도 치료해 보았다. 그동안의 여러 경험으로 비추어볼 때 나는 지금 전적으로 아보 도오루 교수의 견해에 공감하고 있다.

 

아보 도오루 교수의 저서 《약을 끊어야 병이 낫는다》, 《의약이 병을 만든다》는 의사나 환자 모두가 꼭 읽어 볼 필요가 있다. 환자의 병을 치료한다고 무심코 쓰는 약이나 수술이 도리어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해치고 있지는 않은지 진지하게 살펴볼 일이다. 환자들도 날마다 무심코 먹는 약이 자신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잘 알아보고 먹을 일이다.

 

병증들은 그 사람의 삶이 어딘가 자연의 질서에 어긋났으니 그것을 바로잡으라는 메시지임을 알아야 한다. 병이 아니라 사람을 치료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증세가 나타나면 그 증세만을 바로 제거하려고 들지 말고 증세의 뒷면에 숨겨져 있는 진짜 원인을 찾아내서 해결할 때 비로소 건강이 회복되고 병이 완치되는 길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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