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갈등의 시대에는 자신의 기준을 믿고 판단하고, 차이점 대신 공통점을 더 많이 찾아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1백 개가 달라도 단 1개의 공통점을 찾아 합의를 이루면 더 우리는 큰 대한민국을 보게 될 것이다.
세계적인 K-팝, 방산, 원전 수출 그리고 일본보다 높은 대한민국의 1인당 GDP 등 긍정 소식부터 세계 최저 출생률, 6시간 계엄, 현직 대통령 구속처럼 같은 어두운 뉴스까지 거의 매일이다. 불안감에 현기증이 날 정도로 심하다. 한세대 만에 후진국, 중진국, 선진국을 모두 겪고 있는 정말 특별한 나라에 살고 있어 그런 것일까? 때론 혼란스러운 만큼 기회도 남다르다.
무서운 놀이기구를 즐기는 사람도 있듯이 부동산, 주식 그리고 최근 코인 폭등의 바람을 잘 타며 수십 수백억을 벌었다고 자랑하는 이들도 곳곳에서 본다. 지난 12.3 계엄 역시 수십 년 전 5.18 계엄을 생각하는 사람들부터 한밤 몇 시간 동안 TV 속 해프닝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인지 여의도, 한남동 시위대의 격렬한 탄핵 찬반 모습과 달리 설날 해외여행과 제주도 비행기 티켓이 금세 마감되고, 맛집엔 줄을 서 있는 모습에 더욱 어지럽다. 물론 현직 대통령이 체포당하고 국가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도 위험하다는 전망에 불안해하는 마음은 하나일 것이다. 너무나 다른 각각의 생각들과 사회문화 속 다 함께 느끼는 불안과 갈등의 시대를 살아가는 내가 어떻게 자유 대한민국호를 안전하게 타고 지켜나갈 것인가?
첫째, 자신의 기준을 믿고 판단하기이다.
최후에 믿을 것은 자신뿐이라는 이야기는 흔하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다. 현재 대한민국에 대한 생각, 과거의 유산 중 어떤 것을 지키고, 미래에 남길 것을 판단할 때 선진국 K-대한민국의 국민인 만큼 좀 더 자신감 있게 평가해도 좋다. 너무나 다양한 미디어와 매체의 홍수 속에서 선전 선동의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 나와 전혀 다른 생각을 갖는 상대의 판단을 존중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공산당 일당독재와는 다른 자유 민주 국민의 의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상대의 의견을 힘과 무력으로 겁박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 다만 ‘자유대한민국의 가치관을 공유하는 사람’ 전제조건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우리가 누리는 자유로움이, 사실 핵미사일을 머리에 이고 살고 있으며, 전 세계 가장 위험한 국가들과 접해있다는 위기감을 놓지 않아야 한다.
현재의 경제 수준이 영속하리라는 믿음도 환상이다. 멀리 볼 것 없이 요즘 유튜브 여행 채널만 봐도 남미부터 필리핀, 인도 그리고 최근 일본 모습까지 불과 수십 년에서 수년 전까지 우리보다 잘 살았던 나라들이 어떻게 피폐해지는지 볼 수 있다. 심지어 우리가 수십 년간 모델로 삼았던 일본 수도에서는 30년 불황으로 청년들이 외국인들에게 불법 매춘을 하는 일이 현재 벌어지고 있다.
반대로 우리나라를 쫓아오며 중소기업 중심의 한계를 느끼던 대만은 최근 우리보다 훨씬 높은 GDP를 기록하며 최첨단 TSMC 등 대기업이 우리를 앞서 나가고 있다. 한때 세계를 가장 넓게 지배했던 몽골의 칭기즈칸이 남긴 무서운 예언이다. “지금 세계에서 제일 넓은 제국을 구축했지만 내 후손들이 한족처럼 배불리 먹고 기와집에서 편안을 누리는 순간 우리 민족은 소멸할 것이다.”
실제로 한족에 동화한 대륙의 몽골은 사라졌고 지금은 러시아와 중국에 둘러싸인 인구 약 300만의 소국으로 줄어들었다. 아차 하는 순간에 더 빠르게 뒤처지는 것이 현대 기술 사회의 현실이다. 선진 국민으로서 이뤄온 성취를 자랑스러워하고 자신의 판단을 믿되, 세상에서 가장 호전적인 국가들로 둘러싸인 위기감을 늘 느끼고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차이점만 보지 말고 공통점을 더 많이 찾는 것이다.
훌륭한 협상가와 실패한 협상가의 큰 차이점으로 전자는 1백 가지 중 단 1개만 공통점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토대로 합의를 이뤄간다고 한다. 후자는 반대이다. 공통점은 보지 못하고 차이점 1개만을 크게 보며 결국 서로를 망친다. 우리나라의 정치가 내전 수준의 갈등일지라도 공유하는 하나를 더욱 크게 보며 합의점들을 찾아야 한다.
보수-진보 진영에 상관없이 손흥민 선수가 골을 넣으면 기분 좋고, 월드컵 4강 진출의 행복한 추억을 갖고 있다. 이순신 장군의 23전 23승 신화는 진영과 상관없이 자랑스러워하는 우리나라만의 자랑이다. 서로의 공통점을 찾고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공통점 찾아내기는 정치권 뿐만 아니라 가정에 이르기까지 유용하다. 자식 또는 부부간 서로 공유하는 좋은 점을 찾아내어 칭찬과 격려를 해주면 갈등이 생겨도 좀 더 쉽게 푼다고 한다. 공통점을 토대로 하나씩 성과를 만드는 협상의 기술이다. 예컨대 최근 선관위의 허술한 보안 문제, 부정선거 의혹, 부정 채용 문제 등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만약 모든 이슈들을 다 올려놓기 어렵다면 그중에서 여야 없이 거의 모든 국민 특히 미래세대가 분노하는 ‘부정 채용’ 부분부터 명확히 규명해 헌법기관인 선관위의 신뢰를 되찾는 첫걸음을 만드는 것이다.
상대와 인식 간격이 큰 주제를 놓고, 내 것을 관철해야 한다며 밀어붙이다, 죽기 살기 수준으로 갈등을 키우는 일은 피해야 한다. 당분간 그냥 놔두는 소위 노딜(No Deal)도 중요한 협상 전략이다. 서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슈부터 풀어 갈등을 최소화하고 에너지를 남겨야 한다. 더 많은 에너지는 위기의 대한민국호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어떤 마음가짐을 갖더라도 ‘세상 처음 겪는 일들’에 마음 편히 할 수 있는 사람은 현실에서는 없다. 그것이 대통령, 국회의장부터 20대 학생에 이르기까지 사람은 완전하지 않다. 그 부족함의 하나에 꽂혀 극단적으로 미워하기보다 그 중 배울 점을 하나씩 찾아보자.
어떤 정치인의 말처럼 이대로 “서로 약점만 매일 캐다가는 다 같이 공멸한다”는 운명공동체 인식을 키워야 한다. 갈등을 해결하는 협상의 1원칙은 상대 것을 빼앗아 오는 것이 아니라 ‘서로 파이를 키우는 것’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수천 년 역사에서 사실은 최근 20여 년만 예외적으로 선진국 대우 받으며 살고 있다는 것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한다. 순식간에 없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숙명으로 삼아야 한다.
지금도 감사한 K-대한민국을 이뤄놓은 어르신 세대에 대한 고마움을 토대로, 자유민주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을 늘려간다면 비록 힘든 현실이지만 외롭진 않다. 설령 다른 생각들이 보이더라도 장점을 취하며 미래세대에 힘을 실어준다면 ‘내 안전’도 지키며 더 큰 대한민국으로 오래 지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