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들 단체 사진 한 장 못 찍는 시의회

본지 발행인 겸 편집인

 

작년 시의장 선거 후폭풍으로 시의회는 지난 7개월 동안 '의원들 단체 사진' 한 장을 못 찍었다. 게다가 일곱 명 시의원들은 함께 식사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제6대 포천시의회 후반기가 출범한 지 벌써 7개월이 지났다. 그런데 시의회가 잘 돌아간다는 소리는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다. 작년 7월 1일 시의장 선거 후폭풍으로 의원들 사이는 지금도 데면데면하다. 특히 한때 같은 당 소속이었지만 시의장 선거 후 탈당해 무소속이 된 시의장과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는 유독 반목이 심각하다.

 

대부분의 포천 시민은 알고 있는 일이지만, 의장단 투표 바로 전날인 작년 6월 30일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인 김용태 국회의원은 같은 당 소속 시의원 네 사람과 모여 의장단 투표에 관해 당론을 정했다. 그런데 이날 회의에서 시의장 출마에 제외된 임종훈 의원이 그날 밤 민주당 지역위원장 사무실로 찾아가 민주당 의원들과 다음날 투표에 관해 야합했고, 그 결과 시의장으로 선출됐다. 그 대신 민주당 쪽에서 부의장과 운영위원장직을 모두 가져갔다.

 

이렇게 출범한 임종훈의 민선 8기 시의회 후반기는 시작부터 시끄러운 잡음이 그치지 않았다. 그를 시의장으로 인정하지 않은 몇몇 시의원들이 의회 중 의장에게 인사를 하지 않았다고 "예의를 지켜달라"는 지적을 했다가, 의원들로부터 "(인사는) 내가 알아서 한다"는 대답을 듣는 등 시민들에게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아무리 그래도 임종훈 시의회 출범 이후 지난 7개월 동안 시의원 7명이 모두 함께 모여 식사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데에는 할 말을 잊는다. 시의원들이 많은 것도 아니고 겨우 일곱 명이 그동안 식사는커녕 서로 이야기 한번 진지하게 나눈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과연 시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그동안 이런 모습으로 7개월 이상을 서로 소 닭 쳐다보듯 지내왔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다.

 

시의회는 의장이 바뀔 때마다 일곱 명 의원이 한자리에 모여 사진을 촬영했다. 오래전부터 해왔던 포천시의회의 전통이다. 의원들이 함께 파이팅하는 사진은 시의회 입구에 걸어 놓기도 하고, 그 사진을 언론 홍보용으로 배포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 임종훈 의장의 시의회는 이런 사진을 찍지 않았다. 아니, 찍지 않은 것이 아니라, 찍지 못했다는 말이 더욱 정확하다. 임 의장이 몇 차례에 걸쳐 직원들에게 촬영하는 자리를 마련하라고 했지만, 그때마다 불발됐다. 한마디로 다른 의원들의 호응이 없는 것이다.  

 

시의회는 임시방편인지 올해 초인 지난 달에 시의장실 출입구에 걸려 있던 지난 의회 때 촬영한 시의원들의 단체 사진을 치워버렸다. 그 대신 그 자리에는 '한탄강 하늘다리' 사진을 걸었다. 보통은 시무식이나 종무식 때 의원들의 단체 사진을 찍어 그 사진을 걸어 놓는데, 임종훈이 시의장으로 있는 지난 7개월 동안 찍은 의원들 단체 사진이 한 장도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은 짐작이 가는 일이다. 

 

시의장이라는 자리는 시민들을 대표하는 사회의 지도층이나 존경받는 인품을 지닌 사람이 앉아야 한다. 그런데 현재 임 의장에게서는 존경은커녕 의원들을 통합하려는 지도력마저 찾아볼 수가 없다. 이런 그의 역량은 동료 시의원들 단체 사진 한 장을 제대로 찍지 못하는 시의회로 전락시켜 버렸다. 

 

시의장은 매번 시의회 직원들만 닦달할 뿐이고, 직원들은 의원들 틈바구니에서 애써 모른 척할 따름이다. "어쩔 수 없지만, 이제는 습관이 돼서 괜찮다"는 어느 시의회 직원의 자조적인 이야기가 포천 시의회의 현주소를 대변하는 듯하여 더욱 안타깝다. 


 

 

저작권자 ©포천좋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포천좋은신문 | 주소 : 경기 포천시 포천로 1618, 2층(신읍동) 발행인 : 김승태 | 편집인 : 김승태 | 전화번호 : 010-3750-0077 | 이메일 : pcgoodnews@daum.net | 등록번호 : 경기,아52593 | 등록일 : 2020.07.02 저작권자 ©포천좋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