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어려워 문 닫는 상점 속출하는데
내년 세계드론제전 예상 비용이 100억이라니...
요즘 사람들 서넛만 모이면 먹고 살기 힘들다고 야단이다. 음식점이나 상점에 들어가 보면 대부분이 장사가 잘되지 않는다고 한다. 매년 아르바이트비는 꼬박꼬박 오르는데 찾아오는 손님이 없으니 주인 입장에서는 나오느니 한숨뿐이다. 신읍동의 한 고깃집은 1, 2년 전에 비해 매출이 반토막 나서 집세 내기도 급급하다고 푸념이다. 시청 주변 가게들도 저녁 8시만 되면 거의 문을 닫는다. 불 꺼진 도시 전체가 암흑같이 깜깜하다. 포천시 경제가 그만큼 어렵다.
나름 번화가라는 소흘읍도 마찬가지다. 3단지 앞 먹자골목에는 닭집이 열 군데 있는데 가게를 내놓은 집이 너덧 군데다. 휴업이라며 문을 열지 않는 곳도 서너 집 건너서 한 집꼴이다. 포천에서 가장 번화가라는 송우사거리도 마찬가지다. 다른 데에 비해 장사는 웬만큼 된다지만 집세가 문제다. 서른 평 남짓한 사거리 코너에 있는 1층 가게의 월 임대료가 1천만 원을 오르내린다. 그것도 매년 집세가 정률적으로 오르니 감당을 못할 지경이다. 그나마 송우사거리에서 한 블록 남짓한 곳만 그렇고, 그 아래쪽 블록에 들어서면 여기도 몇 집 걸러서 문을 닫은 집이 드문드문 보인다.
상가나 음식점만이 아니다. 작년 말부터 건설 경기는 바닥을 쳤고, 금융권 대출이 꽉 막혀 이미 허가 난 아파트도 공사도 중지됐다. 일이 없으니 불도저, 레미콘, 크레인 등 건설 관련 업체들도 기계를 세웠고 손가락만 빨고 있다. 포천에 8천여 개 있다는 중소기업 공장들도 문은 열고 있었지 손을 놓고 있는 곳이 3분의 1이 된다느니 하는 소리는 과장된 말만이 아니다. 포천의 주력 산업이라는 가구, 염색, 식품 사업자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라고 아우성친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힘들다는데 1년 예산이 1조원이 넘어가는 포천 최대 기업(?) 포천시는 이런 서민들의 어려운 삶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인다. 지난 9월과 10월만 해도 이런저런 축제로 포천시가 하루가 멀다고 들썩였다. 여기에 들어간 예산만도 십억 대가 넘는다. 시 행사뿐만이 아니다. 14개 읍면동에서도 어느 곳이 더 크고 화려하게 축제를 벌이느냐 경쟁하듯 대대적으로 마을 축제를 열었다. 시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작년에 비해 행사를 대폭 줄였다지만,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 지수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다.
지난 2일 열린 포천시의회에서 김현규 시의원은 한탄강 일대에서 난립하는 행사와 관련해 5분 발언을 했다. 김 의원은 포천시가 내년 10월 한 달 동안 세계 드론 제전을 준비하고 있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행사 비용만 50억 원이고, 행사를 열기 위한 인프라 비용까지 합하면 100억 원까지 들 수도 있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집행부가 이 행사를 사회적 합의와 싱중함이 없이 밀어붙이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100억이면 신북에서 영북까지 도시가스 관을 설치할 수 있는 돈이다. 산업단지도 좋고 드론도 좋지만, 이제 집행부는 어려운 시민들의 삶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시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가 우선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