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투자는
자산의 내재 가치에 대한 냉철한 평가로
지나친 낙관이나 비관에 흔들리지 않아야
필자는 요즘 지인들을 만나 대화를 하다 보면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 시기 고점에서 투자해 큰 손실을 보고 매도했다, 물타기(평균 단가를 낮추는 방법)를 했다, 버티기 해서 큰 이익을 봤다는 등 각자의 사연을 담아 감정을 쏟아낸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는 말과 함께 .
올 초 4만 2,000달러대의 비트코인이 반감기, 미국 내 현물 ETF 승인 가능성 등 긍정적 요인으로 9만 6,000달러대로 2배 이상 상승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이에 20~30대 빚투, 영끌의 코인 베팅 열풍과 코인 투자리딩 사기 등이 보도되기도 한다. 50~60대 신중년 세대로 확산하는 투자 열기로 일각에서는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경제적 풍족을 원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겠는가? 흔한 표현으로 세대를 떠나 돈이 양반인 것은 과거나 현재가 다르지 않다. 여러 요인에 영향을 받아 변동성이 큰 가상화폐는 알고 투자해야 한다. 모르고 투기해서는 안 된다.
최근에는 '무언가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두려움과 불안감을 느끼는 심리적 상태의 '포모 증후군(소외 불안 증후군)'이 가상화폐 등의 투자 영역에서도 세대를 막론하고 발생 징후가 보인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이 투자로 큰 이익을 얻는 모습을 보면서 나만 투자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라며 불안감을 나타내는 사람들에 영향을 끼친다.
특히, 비트코인 등에 긍정적 입장을 보이는 트럼프 당선으로 '가상자산 자문위원회 발족' 등 정책 기조의 우호적 환경 조성도 크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트럼프 대선 승리의 공신으로 평가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의 X(구 트위터) 결제에 '도지코인' 도입 시사 등으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사전적 의미의 비트코인(bitcoin)은 가상통화(암호통화)이자 디지털 지급시스템이다. 비트코인 시스템은 중앙 저장소 또는 단일 관리자가 없기 때문에 탈 중앙화된 디지털 통화라고도 불린다.
이는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사람에 의해 2009년 만들어져 2040년까지 총 2,100만 개만 채굴될 수 있는 한정된 자산이다. 2024년 현재 92%인 1,930만 개가 이미 채굴되었다. 남은 비트코인은 약 170만 개이다.
비트코인은 일정 기간 시간이 지나면 채굴 보상이 줄어드는 반감기를 도입했다. 처음 생성된 후 2012년, 2016년, 2020년 그리고 2024년까지 총 네 차례 반감기를 맞았다. 반감기는 비트코인 시세 변화의 주요 촉매제로 작용한다. 공급 감소로 희소성 증가, 시장 유동성 증가 등으로 인한 투자 심리 확산을 들 수 있다. 원칙적으로 인플레이션에 의해 가치가 떨어질 수 있는 화폐와 다른 속성을 지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미리 예견했던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비트코인은 매우 변동성이 크다며 자산 보존을 원한다면 비트코인처럼 변동성이 큰 유형의 자산을 멀리하는 것이 좋다고 투자에 신중해야 할 것을 밝힌 바 있다. 루비니 교수는 과거 비트코인을 ‘모든 거품의 어머니(the mother of all bubbles)’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2017년, 2021년 비트코인 가격 급등 후 급락, 2021년 NFT 가격 급등 후 폭락 등의 예와 다르지 않다며 인간의 투기 심리와 버블의 메커니즘이 유사하다고 위험성을 경고하는 이유이다. '튤립 버블'이 연상되는 까닭이기도 하다.
'튤립 버블'은 17세기 네덜란드에서 특정 희귀 품종의 튤립 구근(bulb)은 집 한 채와 맞먹는 가격에 거래되는 등 투기적 수요가 급증했다. 이후 투자자들이 높은 가격에 튤립 구근을 구매하려 하지 않았고, 가격 급락이 시작되자 엄청난 손실로 이어져 고가의 튤립을 구매한 많은 사람들이 큰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반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가 비트코인 강세론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비트코인 가격이 내년까지 25만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이 향후 2배 이상 급등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앞으로 조정받는 과정에서 6만 달러까지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전망은 비트코인이 블록체인 기술 발전과 함께 사용처의 급증 및 글로벌 금융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의 기대로 가치 상승 기반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
주식 및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투자는 자산의 내재 가치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투기적 행동의 위험성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나친 낙관이나 비관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투자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