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망초심(不忘初心) 마부작침(摩斧作針)한다는 백 시장의 을사년

 

정치인이나, 기업의 리더가 한 해를 시작하면서 고사성어 등을 이용해서 그해의 목표를 설정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것은 그 조직의 구성원에게 그 리더가 목표로 하는 것을 직관적으로 보여 주어 그 조직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나침반의 역할을 하곤 한다.

 

민선8기 포천시의 백영현 시장도 2022년 7월 취임 이후 맞은 첫 새해인 지난 2023년의 사자성어를 이청득심(以聽得心)이라고 정했었다. 즉 시민의 의견을 들어 정책을 만들어, 시민의 마음을 얻겠다며 열심히 뛰어다녔다. 다음 해 2024년에는 무실역행(務實力行)을 그해의 사자성어로 삼았다.

 

무실역행에서 무실(務實)은 '성실하게 임한다'는 뜻의 사상을 담은 것으로 무실역행(務實力行)은 도산 안창호에 의해 만들어진 대성학교(大成學校)·청년학우회·흥사단 등의 교육 이념으로 강조되었다.

 

2025년에도 지난 1월 2일 포천시청 신청사 대강당에서 개최된 시무식에서 백 시장은 "불망초심(不忘初心) 마부작침(摩斧作針)하겠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불망초심 마부작침은 북송의 구양수 등이 편찬한 신당서 문예열전의 이백 전과 축목이 지은 방여승람의 마침계(磨針溪) 편에서 유래한 고사성어다.

 

우리에게는 이태백이라는 호로 더욱 잘 알려진 당나라 때 대시인 이백(李白)의 고사에서 유래됐다. 이백은 어렸을 때 산에서 스승을 모시며 열심히 공부했다고 한다. 아버지는 이백에게 공부를 다 마칠 때까지 내려오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공부에 싫증이 났던 그는 결국 산을 내려오기로 작정했다.

 

집으로 가는 길에 냇가에서 도끼를 갈고 있는 할머니를 봤다. "무엇을 하시냐"고 물어보니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들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백이 어처구니없어하니 할머니는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도끼는 바늘이 될 수 있다"고 꾸짖었다. 이때 이백은 크게 깨달음을 얻고, 다시 산으로 들어가 학문에 매진했다. 후에 이백은 시선(詩仙)이라고 불리며 중국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시인이 됐다는 이야기이다.

 

'불망초심 마부작침'이라는 고사성어를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의외로 많은 정치인들과 광역 및 기초 지자체장들이 사용하였던 흔적이 있다. 그 흔적들에서 알 수 있었던 것은 이 고사성어를 사용하던 당시에 그 정치인들과 지자체장들에게 상당히 어려운 이러저러한 상황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그러한 어려운 환경과 정치적 상황을 뛰어넘기 위해 자신과 자신이 거느린 조직의 마음가짐을 환기할 필요가 있었고, 그러기에 '불망초심 마부작침'의 고사성어는 너무도 어울리는 고사성어라고 볼 수 있다.

 

이 고사성어에서 기자는 세 가지 중요한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초심'이고, 둘째는 '도끼'이며 마지막은 '바늘'이다.

 

백영현 시장이 돌아가고 싶은 초심은 무엇인가를 묻고 싶다. '이청득심'이 초심인가? 당선 후 취임 초 백 시장은 귀를 열어 놓고 듣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았다. 가까운 사람이나 지지하지 않는 사람을 막론하고 의견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노력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여론은 그렇지 않다. 공무원과 또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말만 귀담아듣는다는 평가가 있다. 그래서 이청득심이 초심이라 거기로 돌아가려는 것인가?

 

아니면 '더 큰 포천 더 큰 행복'이 초심인가? 실제로 백 시장 부임 이후 인구가 몇천 명 정도 줄지 않았나? 그렇다고 시민들이 정말로 더 큰 행복감을 느끼고 있는지 잘 알아봐야 할 것이다.

 

2025년의 백 시장에게 '도끼'는 무엇인가? 즉 갈아서 바늘을 만들고 싶을 만큼, 앞을 가로막고 힘들게 하는 고난은 무엇인가? 그래서 끝내 달성해야 하는 목표인 '바늘'에 해당하는 것은 무엇인가?

 

'마부작침'의 고사성어는 어렵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못 이룰 것이 없다는 비유로, '우공이산'의 고사성어와 비슷하다고 본다. 

 

하지만 두 고사성어의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우공이산'의 고사성어에서는 우공의 고집에 놀란 산신이 산을 옮겨버렸다는 결말이 있다. 하지만 마부작침의 고사에서는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실제로 만들었다는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다.

 

[ 포천좋은신문 문석완 기자 ]

저작권자 ©포천좋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포천좋은신문 | 주소 : 경기 포천시 포천로 1618, 2층(신읍동) 발행인 : 김승태 | 편집인 : 김승태 | 전화번호 : 010-3750-0077 | 이메일 : pcgoodnews@daum.net | 등록번호 : 경기,아52593 | 등록일 : 2020.07.02 저작권자 ©포천좋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