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중지와 정회

본지 에디터, 국장

 

'감사'에는 '정회'가 없다. 회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감사'에는 '감사 중지'만이 있을 따름이다.

 

 

현재 포천시의회는 제179회 1차 정례회를 개회 중이다. 포천시의회는 1년에 두 번의 정례회를 개최하게 되어 있다. 6월과 12월이다. 시의회에서 하는 일 중 어느 하나라도 시와 시민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 일이 없다. 그러니 시의회가 하는 일인 본회의, 조례 제정, 예산 심의, 행정사무감사 등이 모두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임시회가 아닌 정례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은 있다. 6월 정례회에서는 행정사무감사가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고, 12월 정례회에서는 다음 해의 예산 심의가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지방의회의 행정사무감사와 국회의 국정감사는 지방의회 의원 또는 국회의원의 자질과 능력에 따라 스타가 될 수도 있는 몇 없는 기회이기도 하다. 반대로 생각하면 의원의 자질과 실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되는 현장일 수도 있다. 

 

대한민국 국회도 국회 홈페이지에 들어가거나 앱을 다운 받으면 국회의원들의 공식 활동을 모두 실시간으로 볼 수가 있다. 본회의, 각 상임위원회 또는 특별위원회에서 어떤 국회의원이 어떤 발언을 하고 어떤 질의를 했는지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포천시의회도 지난 5대 의회를 거치면서 유튜브 생방송 시스템을 갖추어 놓았다. 현장에 가지 않더라도 휴대폰이나 컴퓨터로 어떤 의원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그러니 의원들의 발언과 행동에서 그 자질과 노력 여부를 알아보기도 어렵지 않다.

 

이번 179회 정례회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은 연제창 의원이고 부위원장은 조진숙 의원이다. 행정사무감사는 일단 시작하고 나면 모든 중지하는 행위는 모두 '감사 중지'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다른 위원회 같으면 '정회' 또는 '휴회'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하는 잠깐의 휴식조차도 '감사 중지'라고 표현하게 된다. 오늘치 감사를 다 끝냈어도 위원장은 '산회'를 선포하는 것이 아니라 '감사 중지'를 선언하는 것이다. 

 

앞에서 예를 들었던 '정회'는 회의를 정지한다는 뜻의 용어이고, '휴회'는 회의를 쉰다는 뜻이고, '산회'는 모든 회의를 마치고 흩어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감사'는 회의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용어를 사용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본의 아니게 오해가 생기는 일도 있다.

 

이번 행감 도중 연제창 위원장이 자신의 질의에 부서장의 답변이 미흡하고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감사 중지'를 선포했다. 그러자 몇몇 의원들이 이런 일로 감사 중지를 선포하는 것은 위원장의 월권 아니냐며 항의하는 헤프닝이 있었다.

 

만약 위원장이 아닌 의원이 자료를 확인 후 질의를 하고 싶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위원장에게 감사 중지를 요청하고 위원장이 받아들이면 감사 마지막날 또는 위원장이 정하는 날에 감사를 계속하면 된다. 그러나 위원장이면 본인이 이 사안에 대해서만 감사 중지를 선언하면 되는 일이다. 그러다보니 항의한 의원들은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 전체를 중지한다는 말로 들은 것 같다.

 

하지만 '감사'에는 '정회'가 없다. 회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감사'에는 '감사 중지'만이 있을 따름이다.

 

[ 포천좋은신문 문석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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