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피하고 부끄러운 일들

본지 발행인 겸 편집인

조합장은 우리 사회를 옳은 길로 이끄는 지도자급 인사들이 오르는 자리다.

특히 포천에서는 그렇다. 산림조합장이나 농협조합장들, 그리고 축협조합장은

포천을 위해 많은 봉사를 하는 훌륭한 분들이다.

그들이 폐기물을 불법으로 처리해 포천 시민의 지탄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

개성인삼조합은 그리고 조합장은 자신의 행동에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

창피하고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창피하고 부끄럽다. 국회의원이라고 뽑아놨더니 국회는 벌써 몇 달째 누구 아들의 군대 휴가 이야기로 날이 새는지 모르고 있다. 해명은 오해가 되고, 또 그 오해의 말꼬리를 잡고 늘어져 이제는 서로 무엇을 주장하는지도 모르게 됐다. 누구 아들의 군대 휴가 문제가 이렇게 세상을 뒤엎을 일이라도 되는가. 상식으로 판단해도 될 일을 죽기 살기로 물어뜯고 난리를 쳐대니 이제는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국민이 오히려 민망하다.

 

공무원이 월북하다가 북한군에게 총살당해 화형에 처해 졌다는 뉴스로 나라가 또 시끄럽다. 대한민국 군대는 무엇을 하는 군대인가. 그런데도 북한 통치자의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에 ‘이례적 반응’이라며 감읍이라도 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느 나라 국민인가. 그들에게 국가적 자존심이 있기는 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어느 언론인은 화형을 당했다는 보도에 ‘화장을 했다’는 말로 구설에 올랐고, 또 어느 전직 교수는 화장의 뜻도 모른다고 그 언론인을 비난했다.

 

가뜩이나 땅덩이도 좁은 나라에서 남북으로 갈라진 것도 서러운데, 국민은 또다시 둘로 나누어져 반목을 거듭하고 있다. 누구 딸의 졸업장이, 누구 아들의 군대 휴가 문제가, 어느 공무원의 해상 피격사건에 대한 서로 다른 의견으로 나라가 온통 시끄러운 것을 보니 ‘이 나라가 도대체 어디로 가는가’라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TV에 이런 뉴스가 나오면 보고도 듣고도 싶지 않기에 곧바로 채널을 돌려버리게 된다.

 

올 한 해는 코로나로 시작해서 일 년 내내 지겹도록 코로나에 관련된 뉴스만 듣고 지내왔다. 9개월 동안 전 세계 코로나 감염자가 3천3백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1백만 명에 가까워졌다. 불과 몇 개월 만에 세상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언제까지 마스크를 쓴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가. 뉴스에 나오는 사진도 예전과 다르게 온통 마스크를 쓰고 찍은 사진뿐이다. 언제 해외여행을 다녔는지 꿈속에서 있었던 일만 같다.

 

그래도 시간은 흐르고 며칠 후면 민족의 대명절이라는 추석이다. 코로나로 인해 올해는 비대면 추석을 지내자는 정부와 지자체의 캠페인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한편으로 그리운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몇 년 전만 해도 추석이 오면 고향을 찾으려는 수많은 귀향객으로 고속도로는 꽉 막히곤 했다. 부산까지 14시간이 걸렸다느니, 대전까지 10시간이 걸렸다는 등의 이야기가 뉴스가 되던 시절이 있었다. 올해는 그런 뉴스가 더 이상 나오지 않을까. 고속도로의 정체에 대한 불평이 이제는 오히려 정겨운 과거의 뉴스가 되는가.

 

추석 며칠 전, 개성인삼조합의 폐기물 불법처리에 관한 기사를 썼다. 조합장이 아들을 시켜서 무려 6톤이나 되는 폐기물을 불법으로 처리하려다가 포천시 공무원에게 덜미를 잡혔다는 기사다. 조합장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행위가 불법인 것을 몰랐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도 불법을 인정했다. 그럼 조합장은 도대체 무슨 이유로 자신이 관리하는 공장에서 나온 폐기물을 합법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불법으로 처리하려고 했을까. 폐기물 처리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도덕적 불감증 때문인가.

 

조합장은 우리 사회를 옳은 길로 이끄는 지도자급 인사들이 오르는  자리다. 특히 포천에서는 그렇다. 산림조합장이나 농협조합장들, 그리고 축협조합장은 포천을 위해 많은 봉사를 하는 훌륭한 분들이다. 그들이 폐기물을 불법으로 처리해 포천 시민의 지탄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 개성인삼조합은 그리고 조합장은 자신의 행동에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 창피하고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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