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농 이해조 선생과 이병찬 교수

본지 발행인 겸 편집국장

솔직히 말하면 필자는 ‘동농문학’ 제5집을 보기 전까지 이해조 선생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다. 동농이 무엇을 했던 분인지, 또 어느 시대에 살았던 사람인지조차 몰랐으니까. 그러다가 지난 8월쯤인가 대진대 이병찬 교수를 만나러 갔다가 우연히 책상 위에 수북이 쌓아놓은 출판을 앞둔 원고 더미를 들춰보다가 동농 이해조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만났다.

 

동농 이해조 선생-. 지금부터 150여 년 전, 고종 때인 1869년 포천에서 왕족의 후손으로 태어난 이해조 선생은 그 시절에는 드물게 언론인으로 활약했다는 점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끌었다. 일제 강점기 때에는 '소년한반도', '제국신문', '대한매일신보', ‘황성신문’과 ‘매일신보’의 기자로 근무했다. 그는 또 1920년에 창간된 조선일보의 첫번째 기자이기도 했다. 그 뒤를 이은 사람이 '손기정의 일장기 말살 사건'을 주도한 현진건이었다. 

 

이해조 선생은 또 1906년 소설 '잠상태'를 발표했고, 1910년 경술국치 직전에 발표한 작품 ‘자유종’을 비롯해 '옥중화', '강상련', '연의 각', '토의 간' 등 40여 편의 신소설을 발표한 작가였다.  이와 함께 포천 최초의 학교라는 청성제일학교를 설립했던 교육자이기도 했던 그는 당시 개화기 시대에 선봉에 서서 민족을 이끄는 등불처럼 선구자의 역할을 한 분이었다.

 

포천 신북면에서 태어나서 살다가, 1927년 병사해 포천 신북면 사창동에 안장된 동농 이해조 선생은 영원한 포천인이었다. 그런 그가 사후 100여 년 만에 뜻있는 몇몇 사람들의 숨은 노력으로 재조명되어 포천 땅에서 새롭게 탄생한 것이다. 그 뜻있는 사람들 가운데 현재 ‘동농이해조선생기념사업회’ 회장을 맡은 대진대 한국어문학과 이병찬 명예교수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동농 이해조 선생-.

지금부터 150여 년 전, 고종 때인 1869년 포천에서

왕족의 후손으로 태어난 이해조 선생은 일제 강점기 때에는

‘황성신문’과 ‘매일신보’의 기자로,

또 1910년에 발표한 작품 ‘자유종’을 비롯해 40여 편의

신소설을 발표한 작가였다.

 

동농의 기념사업회는 2006년에 창립됐으니 올해로 15년째다. 이 교수는 그 동안 기념사업회의 회장으로서 동분서주하며 갖은 노력을 많이 했다. 2017년부터 작년까지 3회째 대진대학교에서 매년 1천만 원의 상금을 내걸고 진행한 ‘이해조소설문학상’을 제정한 것도 결국은 이 교수의 숨은 노력의 결실이었다. 이 문학상은 금년에 4회째인데,  대진대 후원은 올해로 마지막이 될 예정이고, 내년도 5회째부터는 현재 기약이 없는 상태다.  

 

이병찬 교수는 또 2017년 경기문화재단, 대진대학교, 포천시 등의 지원을 받아내 ‘이해조문학전집’ DB를 구축했고, 이를 바탕으로 올해 경기도문화재단에서 전집 1차분 4권에 대한 발간 지원을 받아 준비 중이다. 그런 그가 최근 ‘동농문학’ 제5집을 발간한 뒤 만감이 교차한다는 심경을 밝혔다.

 

2011년 제4집이 나온 이후 무려 10년 만에 제5집을 출간하면서 ‘만감이 교차한다’고 표현한 그의 심경 이면을 들여다보면 나름대로 마음고생과 말 못 할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다. 오죽하면 양윤택 포천문화원장은 “이병찬 박사는 포천 출신도 아니고 동농의 후손도 아니면서, 누구 하나 관심도 없고 애착도 없는 동농 연구에 몰입해 ‘이해조소설문학상’을 제정하는 등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인문학자의 참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훌륭한 분”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을까.

 

이병찬 교수는 “기념사업회는 앞으로도 이해조 문학전집 발간, 이해조 문학관 설립 등 해야 할 사업이 많이 남아 있다”고 전하면서 “아무쪼록 이 책의 발간을 계기로 동농 선생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일신되기를 기대한다”며 시민들이 적극적인 참여 없는 미온적 태도에 큰 아쉬움을 토로했다. 영원한 포천사람이며 포천인의 표상이 되는 인물, 동농 이해조 선생에 대한 포천시민들의 이해와 자발적 참여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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