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너머에서
그곳에 가면
어머니가 보인다.
명절 무렵
떡을 찧던 고소한 냄새가
골목을 채우고
비린내 섞인 바닷내음이
길모퉁이를 돌면
어느 낡은 중국집에 들러
자장 한 그릇을 비우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두 손 가득 떡과 동태살
그리고 양말들이 발걸음에 달려온다.
늘 한자리를 지키던 얼굴들은 사라지고
보이지 않던 어른이
기억 속에서 걸어 나온다.
빛바랜 흑백 사진 같은 그곳에서
오늘도 나는
어머니를 만나러 간다.
그리고 그 손에
조용히
지난날을 들고 온다.
계 절
푸른 숲이 붉게 얼굴 붉히더니
금세 하얀 분칠을 하고
동장군을 유혹합니다.
빠알간 명가람을 쪼는
텃새는 긴 겨울을 나기 위해
잔뜩 살찌우기 하고
속세의 어리석음은
아직도 자연을 탓하며
계절 타령 합니다.
비백
내가 가진 것은
그냥
평범한 눈물이다.
윤슬처럼 빛나지 않아도
비백을 채울 수 없어도
이 추위에 얼지 않을
그래도
시린 하늘은 차갑다.

* 고한종(高漢鍾). 갈매.
* 1961년 출생
* 시인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경영학과
* 충남 태안출생
* 20016년 『한국작가』 시 부문 등단
* 2019년 『에세이문예』 수필 부문 등단
* 한국문인협회, 포천문인협회 회원
* 한국작가 포천문학회장 역임
* 2019년 포천시의회 의장 표창장 수상
* 시집『외잎으로 다시 피고 싶어라』
* 010-3796-4811 epsko@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