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완 칼럼]

"내 탓이오"가 절실히 필요한 시간

본지 취재국장

 

민주당에 우호적인 정치 분위기에 

포천에서 도지사 선거는 이겼지만

시장선거에 패배한 이유를 확실히 알아야 한다

 

가톨릭에서 정식 이름으로 '고백 기도문'이라 불리며 미사 때 하는 '내 탓이오' 기도문이라는 게 있다. 우리에게는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다 내 큰 탓이로소이다"라는 구절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많은 이가 존경하는 김수환  추기경으로 인해 '내 탓'이 올곧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덕목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불교의 법구경에는 적이 내게 주는 피해보다 또 원수가 내게 주는 피해보다 자신의 그릇된 생각과 탐욕에서 만들어진 피해가 훨씬 크다. 남을 원망하지 마라. 모든 것은 나로부터 비롯된다는 구절이 있다.

 

모든 것은 내 탓이고,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말은 절망의 언어가 아니라 변화의 언어이다. 다툼의 근원을 차단하고, 겸손한 태도에 존중이라는 울림을 주는 실천적 마음의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살아가다 보면 때로는 사람은 누구나 누군가를 원망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일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환경을 탓하고, 관계가 어긋나면 상대방의 잘못을 먼저 찾게 된다. 자신 밖에서 핑곗거리를 찾고, 희생양을 찾는 모습이 습관처럼 되어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듯싶다. 

 

6.3 지방선거가 끝난 후 더불어민주당 포천·가평 지역위원회의 '불법 의혹 수사 촉구' 행위는 결정 난 선거에 외래 그 저의가 무엇인지 불쾌하고 짜증 난다는 시민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마치 패배가 '내 탓'이 아닌 '네 탓'이라고 비치는 핑계의 무게가 '시민 선택'이 아닌 '시민 무시'로 받아지는 때에는 지역위원회 또는 누군가가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선거일 8일 전, 중앙 언론사 〈오마이뉴스〉의 'A 포천시장 후보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보도로 시작되어 'A 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운동화 속 금품수수 사건은 기획된 유도 녹취라며 민주당의 악의적 언론보도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수사 기관 조사에 적극 협조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시민들은 모든 내용을 가감 없이 듣고 선택했다. 그 결과 이번 포천시장 선거에서 백영현 후보는 박윤국 후보를 6,024 표 차이로 꺾고 시장에 당선됐다. 더욱이 경기도지사 선거의 포천시 득표에서 추미애 후보가 36,084표를 획득해, 34,006표를 얻은 양향자 후보를 2,078표 차이로 승리했다.

 

백영현 후보 측은 △민선 8기 동안 추진한 주요 사업과 시정 성과를 바탕으로 "안정적 시정 운영"과 "성과를 완성할 적임자"의 강조 전략 성공 △시민과 포천에 대한 진심 전달로 우세 지지 여론 유지 △지역구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후보들과 조직력 및 연계적 선거 체계 우세 △현안 사업 계속 추진 등 시정의 연속성 및 안정성과 후보에 대한 신뢰성 증대로 시민 선택의 확장성 확보 등이 승리 요인으로 분석했다. 

 

산술적으로 분석해도 포천에서 더불어민주당 도지사 추미애 후보가 이긴 선거를 같은 당 시장 박윤국 후보는 패배했다는 뜻이다. 이 수치가 무엇을 의미하는가? 당 지지도에서는 앞섰지만, 인물과 정책에서 졌다는 뜻이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우호적인 정치 분위기에서 승리하지 못했던 이유를 중앙당, 경기도당, 지역위원회와 그 구성원인 당원들은 이번 기회로 확실히 알아야 한다. 그리고 달라져야 한다. 시민이 무엇을 원하고, 바라는지. 

  

솔직히 필자는 선거가 끝난 후에 낙선자가 당선인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기 바랐다. 품격 있는 패자의 승복과 당선인에 대한 존중으로 포천의 정치 풍토가 새롭게 변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 것이 많은 시민의 바람이 아니었을까 싶다.

 

특히, 민주당 후보자는 한때 시민 선택으로 오랜 기간 의원, 시장으로서 지역을 위해 봉사와 책무를 다하지 않았는가? 이번 기회에 후배 정치인에게 물려주는 아름다운 선배 정치인의 뒷모습을 기대했다. 그런데 지역위원회의 뜬금없이 '현수막 정치'는 시민 선택에 대한 무례로 지역 정치 분위기를 퇴보시키는 선례가 되지 않기를 간절하게 기도해 본다.  

 

정치인의 말과 행동에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유권자나 당원들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정치적 신뢰가 약화할 수 있다. 정치인이 민심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는지에 대해 철저히 피드백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리고 다가오는 7월, 더불어민주당 포천·가평 지역위원장 선출과 관련해 온갖 설이 난무하는 가운데 한 정치인의 어처구니없는 행보에 지역 정치 관계자나 시민들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바른 정치를 안겨주길 기대해 보며 '내 탓이오'가 절실히 필요한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