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문제라도 해결 능력 갖춘 상담소장 되고 싶어요"

포천좋은신문이 만난 사람 | 포천시농업기술센터 창수농업인상담소 이윤석 소장 

▲창수농업인상담소 이윤석 소장. 발령난 지 10개월 만에 창수면 농업인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사람이 됐다.  

 

기간제 퇴직 5년 만에

정식 농촌지도사로 입사해

 

포천시 창수면에 있는 농업인상담소 이윤석 소장(39세)은 포천에 있는 11개 농업인상담소 소장 가운데 가장 근무연수가 짧다. 그런데도 그는 창수농업인상담소로 발령 난 지 10개월 만에 창수면에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아주 소중한 사람이 됐다. 창수면에서 활동하는 농업인 500여 명은 이 소장이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는 농촌지도사지만, 그의 농업에 대한 열정과 탐구심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 소장이 포천시농업기술센터에 정식 직원으로 입사한 것은 2019년 7월로 이제 만 2년 9개월 정도의 경력뿐이다. 하지만 그는 2013년부터 2014년까지 1년 반 동안 포천시농업기술센터에서 기간제 근로자로 근무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식량작물팀에서 병충해 예찰과 채집을 하며 조사하는 보조업무를 수행했다. 그런데 그 일이 너무 재미가 있어 남들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일을 했다. 과수와 특용작물을 키우는 데도 흥미가 있어서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늘 자원해서 일을 찾아다녔다.

 

"농촌지도사들은 당시 농업인들과 농지 현장에서 만나 작물 재배 기술지도뿐만 아니라 작물 재배 교육, 농산물을 활용한 음식물 만들기 등 농촌에 필요한 다양한 활동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농업인들과 삶의 희로애락을 같이 공유하며 더 나은 농촌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은 저에게 큰 본보기가 되었다"고 이 소장은 기간제 근로자 시절 함께 일했던 농촌지도사들에 대한 첫인상을 이렇게 전했다. 

 

이 소장은 당시 개인적으로 먹고사는 문제에 근원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농업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여름철 시에서 운영하는 벼 예찰 답에서 병충해를 포집하고 물을 대면서 기다릴 때는 마음이 많이 힐링 되었다. 기간제 근로자로 일하는 동안 자발적으로 거의 모든 직원을 따라다녔고, 어떤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적극적으로 관찰했다. 그러면서 농촌지도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선배 지도사들은 그런 윤석 씨에게 정식으로 농촌지도사의 길을 가는 것이 어떠냐고 제의했다. 당시 같이 근무하던 이웅전 지도사는 본인이 공부했던 모든 수험서와 자신이 빽빽이 메모를 적은 노트까지 건네주었고, 주말에는 개인 시간을 따로 빼서 지도사 시험 문제 풀이도 봐주었다.

 

농촌지도사가 되기 위해서는 대학 농학과를 나와야 했다. 군내면에서 조부모님과 부모님이 함께 농사를 짓는 거ㅅ을 보고 자란 윤석 씨는 포천중고를 졸업하고 시흥에 있는 한국공과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고민 끝에 2015년 방송통신대 농학과 3학년에 편입했고, 3년 만인 2018년 졸업과 동시에 유기농업 기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리고 마침내 포천시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로 입사했다. 기간제 근로자에서 퇴직한 지 5년 만에 옛 직장으로 복귀한 것이다. 

 

축산업무 맡아 사무실 옥상에서

직접 양봉하며 꿀벌 습성 연구도  

 

이 소장은 지도사가 되고 첫 임무로 축산지도 업무를 맡게 됐다. 축산에는 소, 돼지, 닭뿐만 아니라 꿀벌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는 농촌지도사는 많은 것을 알아야 농업인을 지도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전 축종에 관한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러나 글이나 영상 또는 농업인이 일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는 현장감 있는 지도를 할 수 없었다. 그것은 마치 요리사가 책으로만 요리 공부를 하고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만들면 된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했다.

 

▲이윤석 소장은 포천시농업기술센터에 입사한 뒤 축산지도 업무를 맡아 센타의 미생물 배양실 옥상에서 직접 양봉하며 꿀벌의 특성을 연구했다. 이 소장은 농업에 관한 일에는 어떤 일이든 항상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다.

 

그는 우선 가장 쉽게 기를 수 있는 꿀벌을 직접 키워보기로 했다. 꿀벌은 여왕벌과 수벌의 탄생과 교체를 일벌이 결정하고, 여왕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군집의 생존을 위해 신구 세력의 교체가 일어난다. 또 적이 나타났을 때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고 다음 세대를 지킨다는 점과 생리적으로 소처럼 되새김질하여 꿀을 분비하여 유충에게 준다는 것 특성이 있었다. 

 

"꿀벌의 삶 자체가 저에게 큰 교훈이었다. 생김새도 작고 귀엽고 우아했다. 제가 아는 건 아주 일부분이지만 쉽게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포천시양봉연구회 회장님과 회원분들께서 제가 여쭤보는 아주 기초적인 질문에도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고 직접 현장에 찾아오셔서 알려주었다."

 

이 소장은 벌통 3통을 분양받아 포천농업기술센터 미생물 배양실 옥상에서 직접 꿀벌을 기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양봉 초보로서 모든 사항을 꼼꼼히 기록했다. 또 벌을 양봉하면서 실수하는 일도 빠짐없이 기록하고, 이 과정을 동영상으로 찍어 유튜브에 20여 편 정도 게시했다. 지금도 유튜브에서 '이 선생의 양봉 TV'를 치고 들어가면 이 소장이 직접 벌을 키우는 과정을 볼 수 있다.

 

그는 농업진흥청에서 육성을 권하는 품종인 장원벌을 선택해 양봉했는데, 포천에서는 장원벌이 다른 벌 종류에 비해 훨씬 잘 자란다는 것을 직접 체득했다. 양봉하고, 또 꿀을 직접 맛을 보면서 이 소장은 자신감은 점점 커졌다. 그는 이렇게 직접 양봉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농업의 여러 분야 중에 꿀벌을 주특기로 삼아 계속 공부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 소장은 농사일하면서 궁금한 것은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이다. 한우를 키울 때 사료의 비율을 어떻게 하면 가장 좋은지, 고추와 들깨, 참깨 등 모든 작물의 파종 시기와 수확 시기는 어떤 때가 가장 적당한지, 비료는 어떤 방법으로 써야 농사에 적당한 토양이 되는지, 돈이 되지 않는 작물의 개선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 항상 묻고 메모를 한다. 그는 이 직업을 평생 하려고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모든 기록을 차곡차곡 빠짐없이 해서 누가 무엇을 물어도 즉석에서 답을 해줄 수 있는 그런 상담소장이 되고 싶은 것이다. 

 

그는 또 모르는 사람이라도 안타까운 일에는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이경숙 포천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장은 "지난 가을 이 소장이 어느 배추밭을 지나가다가 배추에 약을 치지 않아 시들어 가는 것을 보고, 그 집에 약을 칠 사람도 없고 형편도 안된다는 걸 알고는 직접 밭에 들어가 약을 쳐주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윤석 소장은 끝으로 "이제 영농철이 돌아오는데 농업인들이 저를 최대한 많이 불러주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해야 제가 모르는 것을 더 많이 배울 수 있고, 농업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면 상담소장으로서 임무도 훌륭하게 해낼 수 있지 않겠느냐"며 "누구에게나 친절한 상담소장이 되는 것이 최고의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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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석 소장 미니인터뷰

"농업기술센터의 훌륭한 선배님들만큼만

따라서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포천시는 14개 읍면동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가운데 농업인상담소는 11개 지소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3개 상담소는 각 1개씩 읍면동을 더 맡고 있습니다.

 

저는 그중에서 운이 좋게도 경종농업과 축산농업이 절반 정도씩 비중을 차지하는 창수면에 배정받았습니다. 마음이 따뜻하고 본받을 농업인 분들이 많아 농촌지도사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크게 성장할 기회로 생각합니다.

 

면장님과 면 직원분께서도 언제나 친절하게 저를 대해주시고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또 농업인 단체 분들께서 활동이 있을 때마다 불러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상담소에 오시는 농업인분께서는 모든 작목과 축종에 대해 광범위한 질문을 하시지만, 아직 완벽한 답변을 못 할 때가 많습니다. 그분들의 관점에서 최대한 좋은 답변을 해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총 경력이 2년 10개월(상담소 경력 10개월)에 나이 서른 아홉인 막내 상담소장입니다. 그래서 아직 배우고 느껴야 할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처음에 상담소에 나와서 가장 도움을 많이 받았던 분은 몸이 아프신데도 불구하고 개인의 시간을 쪼개서 토양과 비료를 매주 교재와 현장에서 가르쳐 주시는 양성이 팀장님입니다. 축산지도를 할 때는 양봉인들이 저의 선생님이었지만, 지금은 모든 작목에 대해 선생님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가끔 상담소장이 열심히 일한다고 칭찬해 주시는 농업인들도 계시지만, 절대 제가 잘한 것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전에 계셨던 소장님, 또 그 전전에 계셨던 소장님께서 다져온 길이라는 것을 여러 농업인의 미담을 통해서 항상 듣고 있습니다.

 

저 또한 그런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 상담소를 운영하면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농업인들께서 많이 찾아주시고 일하실 때 현장으로 더 많이 불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자나 고구마를 심거나, 벼 모판을 만들거나, 과수나무 전지와 적과를 하거나, 콩을 심거나 수확할 때, 또는 두부나 만두를 만드시거나, 봉사활동을 하실 때 더 편하게 많이 불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저희 면에서 가장 편하고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상담소장이 되고 싶습니다. 또한 농업은 경종과 축산을 일겉는 말인 만큼 분야를 가리지 않고 열심히 지식과 실전경험 능력을 습득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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