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모루학당 이재흥 할머니의 졸업소감문 화제, "까막눈 뜨게 해준 선생님들, 학생 친구들, 읍장님과 위원장님 최고입니다!"

10일 소흘읍행정복지센터에서 중학교 학력인정 졸업식 가진 80세 만학도 할머니의 감동 인사말

 

▲10일 솔모루학당 졸업생 대표로 80세 만학도 이재흥 할머니가 감동의 졸업소감문을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소흘읍 주민자치센터(위원장 박춘범)는 10일 소흘읍 행정복지센터 대강당서 솔모루학당 중등학력인증  문해교육과정 졸업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손세화 포천시의장, 최기진 소흘읍장, 박춘범 주민자치위원장과 솔모루학당 지도교사가 참석해 만학도 어르신 11분의 졸업을 축하해주었다.

 

특히, 이날 졸업생 대표로 졸업소감문을 발표한 이재흥 할머니(1943년생, 만 80세)는 “글자가 보여도 읽지 못하는 설움으로 살아오며 부끄러울 때도 많았다. 나이가 많아 암기가 어려워 뒤늦게 시작한 배움의 길이 어려웠지만 선생님, 동료들과 함께 재밌게 공부한 덕분에 졸업을 할 수 있었다"며 "조금만 일찍 시작했더라면 대학교 졸업까지 했겠지만, 지금이라도 공부할 수 있고 배울 수 있어서 매우 행복하다“며 소감을 전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손세화 포천시의장은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열정적으로 참여해 졸업을 이루어내신 여러분들 모습은 다른 사람들에게 커다란 귀감이 되었을 것"이라고 격려했고, 최기진 소흘읍장은 “늦은 나이에 배움에 도전한 여러분은 인간 승리를 이루신 분들"이라고 칭찬했다. 또 박춘범 주민자치위원장은 “만학의 열정에 깊은 존경을 표하며, 앞으로도 많은 어르신들이 글을 통해 행복한 삶을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축하했다. 

 

솔모루 학당은 2018년 7월 시작하여 소흘읍 주민자치센터에서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으며, 경제적인 어려움과 사회적 여건으로 교육을 받지 못한 성인을 대상으로 초·중등 학력 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2022년에도 초중고등 문해교육프로그램에 50여명이 참여해 수업이 진행된다.

 

▲솔모루학당 졸업생인 11명 어르신들이 졸업식을 마치고 모자를 머리 위어 집어던지며 환호하고 있다. 

 

졸업소감문 전문

 

오늘이 졸업식이라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선배의 권유로 어렵게 결심하고 교실 문을 연 순간 어머니, 할머니 학생들이 빼곡하게 앉아 공부하는 모습에 용기 내기를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진작 알았더라면 더 일찍 시작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이라도 결심한 것이 다행이다 싶어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많아 암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힘을 내서 재미있게 공부를 했는데 벌써 졸업하게 되니 아쉽기도 하고 기쁘기도 합니다.

 

선생님들의 따뜻한 배려와 사랑이 있어 우리는 기죽지 않고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할머니 학생들이 귀찮고 싫을 만도 할 텐데 선생님들은 부모 형제처럼 따뜻하고 정성스럽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우리 반 학생들도 한결같이 유쾌하고 서로 마음이 잘 맞아 공부하는 시간도 재미있었습니다.

 

가장 힘든 일은 아무리 열심히 하려고 애를 써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글씨도 제 마음대로 자꾸 옆으로 삐져나가서 가끔씩 상심하기도 했었지요. 그러다가도 더 늦기 전에 한 자라도 더 쓰고 외워야지 하는 마음이 생기면 젊은 학생들 못지않게 열정적으로 했습니다.

 

이제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는 이 나이에 어엿한 중학교 졸업장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 고등학교 공부까지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만학도 할머니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사진 왼쪽부터 최기진 소흘읍장, 박춘범 소흘읍주민자치위원장, 졸업생 할머니, 손세화 시의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공부의 좋은 점은 첫째는 치매 걱정이 없어지고, 둘째는 심심하지 않고, 셋째는 밤에 잠이 오지 않아도 갈등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가 나를 부지런하고 지적인 할매로 만들어 주어서 저는 참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밤낮으로 항상 일이 있어서 무엇을 할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 나이를 들어서 참 고마운 일입니다. 좀 더 일찍 시작했으면 대학도 갈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이것만으로도 참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올해 만 80세인 만학도 이재흥 할머니가 쓴 졸업소감문. 이 할머니는 솔모루학당에 다니기 전에는 글자가 보여도 읽지 못하는 설움으로 살아오며 부끄러울 때도 많았다고 고백하며 지금은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우리와 함께한

우리 선생님들 최고!

학생 친구들 최고!

우리를 공부할 수 있게 많이 도와주신 읍장님 최고!

위원장님 최고!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2년 2월 10일

지금 행복한 학생 할매 이재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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