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선택 포천공무원, '상사와의 갈등'과 포천시 '인사제도' 문제점이 주된 사망 원인

18일 공무원노조 포천시지부 '직원 사망 진상조사' 끝내고 유족에 통보, 소속 팀장은 지난주 사표 제출

 

지난 7월 극단 선택한 포천시 공무원의 사망 원인을 조사해온 공무원노조 포천시지부 '진상조사위원회'(이하, 진조위)는 고인과 같은 부서에 근무하던 팀장의 '언어폭력'과 포천시의 불합리한 인사행정이 사망의 주된 원인이라고 최종 결론지었다.  

 

공무원노조 포천시지부는 18일 진조위 출범 4개월 만에 '포천시 공무원 A 씨 사망 규명을 위한 진상조사를 마쳤다. 이 조사는 A 씨 사망 직후 유족들이 포천시에 그의 죽음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했고, 이에 따라 포천시와 포천시공무원노조는 7월 16일 진조위를 공동으로 출범시킨 바 있다.

 

진조위는 심창보 포천시 부시장과 양종문 포천시공무원 노조위원장을 공동 위원장으로 하고, 포천시 측에서 5명, 공무원노조 측에서 5명 등 총 10명으로 인원을 구성했다. 원래 진조위는 8월 말까지 조사를 마칠 예정이었지만, 두 차례나 조사 기간을 연장하면서 10월 말까지 고인의 가족과 동료 등 주변 사람들의 증언과 조사를 마쳤다. 

 

그동안 진조위의 조사에 응한 사람은 모두 27명이었고, 이들의 증언은 A4 용지로 600페이지가 넘는 기록으로 남았다. 진조위의 조사 결과는 지난주 고인의 가족에게 전달됐다.

 

진조위는 먼저 유가족 측의 면담 및 유서 등 자료 확보를 하고, 고인의 당시 근무했던 과 전‧현직 상급자 및 직원, 유족 및 사적으로 친했던 직원, 동료직원, 인사부서 직원 등을 대상으로 직접 만나거나 서면을 통해 진행했다. 

 

진조위의 조사 결과에는 고인이 근무하던 부서의 전‧현직 과장의 강압적 지시나 불합리한 사항은 없었고, 과 동료 직원의 괴롭힘 및 따돌림은 없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고인에 대한 가족 및 동료의 진술 내용에서는 여러 부분에서 팀 내 직원들과 팀장과의 갈등을 찾아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팀장은 팀 업무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과 열정을 가지고 임했다고는 하지만, 팀 동료들이 팀장의 기대에 못 미치자 업무에 대한 과도한 정신적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추정되며, 이러한 부담감이 소위 ‘폭력’이라 느껴질 수 있는 언행으로 나타났다고 보았다. 또 팀장이 직원, 직렬을 무시하는 등의 언어 표현은 나름 해당 직렬에서도 일 잘하는 엘리트라고 자부하던 하급 직원들에게는 충격과 함께 자괴감이 들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진조위는 또 A 공무원의 극단 선택이 포천시의 인사 제도상의 문제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같은 부서(팀) 내에서 전임자를 비롯한 직원들이 상급자와의 심각할 정도의 마찰을 이유로 연속된 인사 고충 상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인사 부서에서는 현(정)원 부족 및 전보 제한 등의 사유만으로 상급자와의 불편한 관계에 대해 즉각적인 조치를 하지 못한 것은 인사상의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과도한 업무량과 과중한 책임으로 인하여 공무원의 휴직, 전직이 늘어나는 현상은 적은 현원과 많은 결원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소위 ‘남아있는 자만의 책임’이라는 인사관리가 이러한 사고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발표했다. 

 

진조위는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동료를 더 잃지 않기 위해서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 대책 마련, 포천시 인사 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진단이 시급하다"라며 "포천시에서는 갑질 신고센터 운영 강화, 피해자 발생 시 가해자와 즉각 분리(인사발령), 변호사 또는 노무사 등의 ‘조력인’ 공식 지정, 의무적인 인식개선 교육 및 설문조사, 상시 모니터링 등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하고 향후 동일 사례의 재발 방지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야 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한편, 포천시공무원 B 팀장은 사건이 발생한 이후 휴가 중이었고, 출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조위의 조사에 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 팀장은 지난주 포천시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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