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7일 오후, 소흘읍 늘봄컨벤션에서는 포천소방서 소흘여성의용소방대장 이·취임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종대 포천의용소방대 연합회장을 비롯해 각 읍·면·동 의용소방대장 그리고 가족 등 120여 명이 참석했다. 백영현 포천시장, 김성남 도의원, 강효진 소흘읍장과 부읍장, 이우한 소흘읍이장협의회장 등도 참석해 이·취임식을 축하했다.
신정숙 부대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이·취임식은 지난 2016년 대장으로 임명돼 약 7년 동안 대원들의 사기진작과 화재출동에 솔선수범하는 등 소흘읍 지역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앞장선 조윤주 대장의 노고를 치하하고, 새로 취임하는 전삼심 대장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윤주 전임 소흘여성의용소방대장은 2005년부터 여성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하며 각종 화재 구조출동, 지역 봉사활동을 통해 소방인으로 남다른 사명감과 봉사정신을 인정받아 온 인물이다.
이·취임식에서는 제4대 조윤주 대장이 이임하고, 제5대 전삼심 대장이 취임했다. 소방대 정복을 갖춰 입고 '안전'이라고 경례하는 이들의 모습은 늠름했다.
조윤주 대장은 이임사에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 의용소방대의 발전을 위해 활기차고 의욕적으로 조건 없이 협력해 주신 대원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또 "의용소방대원으로 봉사할 수 있도록 묵묵히 뒷받침되어준 저희 가족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라며 가족도 빼놓지 않았다.
조 대장은 2005년도 의용소방대에 입대해, 반장과 부장을 거쳐 2016년도에 대장으로 임명되었고, 2020년도에는 포천시 여성의용소방대 연합회장으로 활동했다.
그는 "연합회장으로 활동하는 동안, 보람된 일도 많았지만 말 못 할 마음고생도 심했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대원님들이 힘과 용기가 되어 주었다"라며 "소홀 여성의용소방대장으로서 지난 7년간의 시간은 매우 소중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라고 했다.
"막상 이별의 자리에 서고 보니 그동안 소방대를 통해 활동해왔던 수많은 일들이 스쳐 지나간다"라며 "추운 겨울 새벽, 화재에 출동해 추위에 떨어가며 맨발로 뛰쳐나온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따뜻한 물과 담요를 덮어주던 일이 엊그제 같고, 이날은 우리의 몸도 꽁꽁 얼음이 되어 갔다"라고 했다.
"태풍으로 폐허가 되어있는 농가에 구슬땀을 흘리며 지원했던 일과 집중호우로 실종된 실종자를 찾기 위해 억센 비바람 속에서도 수색하기 위해 애썼던 대원님들, 또 험한 산속에 고립된 실종자를 찾기 위해 산에서도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어 대원님들, 이 밖에도 어떤 재난상황 속에서도 우리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달려가서 활동하던 때가 주마등처럼 떠오른다"라고 했다.
이임사를 하는 조윤주 대장은 코끝이 찡해졌다. 순간 말문이 막힌 그에게 청중들은 박수를 보냈다.
그는 "이렇게 힘든 상황 속에서도 단합과 열정으로 함께해 주신 대원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대장 재임 시 대원님들이 보내주신 성원과 관심을 잊지 않고 이제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의소대 발전을 위해 묵묵히 소임을 다하겠다"라고 말문을 이어갔다.
조윤주 대장은 후임 전삼심 대장에 대해 "타인을 배려할 줄 알고, 대원님들 모두를 두루 살필 줄 아는 훌륭한 분으로 소흘여성대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계속적인 성원과 지지를 부탁드린다"라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대장직에서 물러나지만 여러분이 제게 주신 신뢰와 사랑을 가슴속 깊이 간직하겠다"라고 했다.
이러한 그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사랑한다, 대원들아! 함께 가자 대원들아!"를 눈빛으로 외쳤다.
제5대 전삼심 대장은 취임사에서 "지난 20년 동안 대원으로 시작해, 총무와 부대장을 거쳐 대장이란 자리까지 왔다"면서 "대장이 되어 취임식을 하려니 어깨가 무겁다"라고 했다.
"이제 저는 소흘여성의용소방대의 대장으로서 큰 책임과 사명감을 가지고 우리 대원들과 함께 화합을 도모해 소방업무를 보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또한 "우리 시민의 재산과 안전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지난 7년 동안 조윤주 전임 대장이 소흘 여성의용소방대 발전을 위해 노력한 숭고한 노력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임기 동안 정말 고생이 많으셨다"라고 지난날들을 떠올리며 울먹였다.
그는 "조 대장이 해왔던 것처럼 저 또한 대원들과 하나가 되어 우리 소흘여성대를 잘 이끌어 가겠다"라며 "앞으로 잘 지켜봐 주세요"라고 눈시울을 적셨다.
"앞으로 잘 지켜봐 주세요"라는 말이 가슴에 묵직하게 와닿는다. 기자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말에는 확실히 힘이 있다고 한다. 아니, 힘이 있는 말은 따로 있다.
써 온 글을 읽어 내리는 억지에 의해 부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감동이 아니라, 그의 말속에는 책임과 사명감이 스며들어 있고, 그게 없으면 절대 할 수 없는 말이기 때문에 큰 울림을 준다.
단지 말일뿐이지만 말에는 힘이 있어서 결국 말하는 대로 되어간다. 처음에는 그냥 말일뿐이었지만 결국 말이 내가 되어서 행동하게 된다.
게으르고 나약한 사람은 갖가지 핑계를 찾지만, 의지가 강한 사람은 어떻게든 방향을 찾아내기 때문이다.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믿는다. 자기신뢰, 즉 자신감은 겉으로 드러난 능력 외에 숨어있는 잠재력을 발휘하게 한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과 이별이 이토록 정겨움을 주고 즐거움을 얻을 수도 있다는 것 또한 소흘여성의용소방대의 자랑이다. 조직관리가 잘되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소흘여성의용소방대가 뿌린 봉사의 씨앗이 움터 사랑은 자라고 자라 포천이라는 세상을 밝힐 거라 믿는다.
그러나 화재현장의 일선에서 일하는 대원들이 너무 적은 일손으로 너무 많은 일을 하느라 지쳐 쓰러질 지경인 현실이 이따금 신문에 실린다.
누구의 강요도 아닌 스스로 참여한 대원들이니 화재, 위험,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함을 전하겠다며 의소대활동을 하며 사생활도 개인의 행복도 거의 포기하고 살아가는 그이들에게 ‘누가 떠밀었느냐. 당신 스스로 택한 길이 아니냐’며, 희생과 봉사의 기쁨만을 큰 보상으로 건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백영현 포천시장은 축사에서 "이임하는 조윤주 대장과 취임하는 전삼심 대장의 말씀을 들으며 저도 마음이 울컥거렸다"라며 "선출직 공무원들에게 유권자는 '갑'이고, 후보자는 '을'인데, 가족은 '병'이라며, 의소대로 봉사하시는 분들께 외조와 내조 등 가족들의 희생 없이는 봉사활동하기도 힘들 것이어 울컥했다"라고 말했다.
백 시장은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포천의용소방대는 연합회를 중심으로 동절기 화재지원 활동뿐 아니라, 취약지구 순찰, 대형공사장 화재 안전 지킴이, 등산객 안전사고 예방 등에 전념해왔다. 그간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도 포클레인 구입, 소방대 진압장비, 운영비, 교육지원비, 간식비 등 1억 54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잘 봉사하실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해 드릴 계획"이라며 "시민 한분한분의 안전을 책임져 주는데 포천시가 의소대의 헌신적 봉사활동에 인색할 필요는 없다"라고 말해 큰 갈채를 받았다.
"더 큰 포천, 더 큰 행복의 도시 포천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안전한 도시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라며 "의소대의 큰 역할을 당부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사회 일원들 대부분이 스스로 해야만 할 제 몫이 있는 줄도 모르는 채 떠넘긴 짐의 무게로 그이들 삶이 짓눌리곤 한다.
"보람된 일도 많았지만 말 못 할 마음고생도 심했다"라는 조윤주 대장의 말처럼 그 ‘상처 난 가슴들’을 상기하지 않고 봄을 맞을 날이 올 수 있을까?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
가슴에 묵직하게 와닿는 이 구절은 성경 중에서도 ‘사랑의 서(書)’라 일컬어진다는 고린도전서의 13장 3절이다.
의소대는 사랑의 노동자들, 무력감과 절망감에 빠질 때면 위 글귀를 곱씹으며 다시금 힘을 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