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선무당 행정'으로 기업인 무시한 기업지원 과장

12월 21일 중소기업대상에서 제외된 700여 섬유기업들 분노, "기업인 무시한 기업지원과의 갑질이다" 주장

 

▲민선 8기 '소통과 신뢰의 시민중심 포천'의 슬로건이 선명히 걸려있는 포천시청 청사 전경. 

 

포천시는 지난해 12월 21일 포천여성회관에서 중소기업대상 4개 부문에 대해 시상식을 가졌다. 시상은 △가구 △섬유 △식품 △금속 △기타 산업 등 5개 부문이지만 이날 포천시 대표적 산업인 '섬유 부문' 수상자는 없었다.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섬유 부문에서 수상자 선정되지 않은 것은 이 상의 선정을 담당한 기업지원 과장의 행정 절차 훼손과 기업인을 무시한 갑질 행위 때문이라는 부정적 여론이 새해 벽두부터 확산하고 있다. 또한 700여 개 섬유업체와 기업인들은 담당과장의 부적절한 갑질 행위에 분노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30일 '포천시 중소기업 대상 공적심사위원회'의 심사위원은 △기업지원과 과장 포함 공무원 3명 △시의원 1명 △교수 1명 △기업인 1명 △재단 관계자 1명으로 구성했고,  이날 7명 중 6명이 참석해 성원이 됐다.

 

기업지원과 팀장이 심사위원들에게 각 부문 수상 후보자 선정에 대한 관련 사항을 설명했고, 심사위원들은 배부된 심사자료를 검토·확인하며 평가점수를 매긴 후 합산 결과 50점 이상 고득점자가 선정되는 방식이었다.

 

'섬유 부문'은 '포천양문염색패션칼라사업 협동조합'에서 추천한 A 업체와 '경기북부환편공업 협동조합'에서 추천한 B 업체가 심사에 올랐다. 총 100점 만점에 실적, 매출 등 수치로 확인되는 기업의 공적조건에 부합되는 정량적 평가 점수로 배분된 60점 중 A 업체는 40점대를 받았고,  B 업체는 20점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팀장이 설명을 마친 후 사달이 났다. 심사위원들이 기업의 사회적 기여도 등 40점이 배분된 정성적 평가에 들어가기 직전  기업지원 과장이 발언에 나섰는데 "추천한 두 단체는 개인 간 갈등이 있는데 한 사람이 선정될 경우 문제가 확대될 것 같다"며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 기업인은 대외적인 활동은 왕성하게 하지만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사회생활에 마치 흠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말을 담당 과장이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한 심사위원은 전했다. 

 

과장이 심사위원들에게 "평가가 조심스럽다. 이런 종합적인 내용들을 인지해 판단해 달라"고 하자 정상적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 또 다른 심사위원은 "심사 평가하기 전에 그런 걸 말하는 것은 원칙에 맞지 않고 부적절하다"며 격하게 따졌다.

 

▲작년 12월 21일 열린 중소기업대상 시상식 모습. 이날  '섬유 부문' 대상이 시상에서 제외돼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이어 "사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공적인 영역에서 그런 사항까지 감안해서 만약 심사위원회가 '기업 대상 수상자'를 선정하지 않는다면 행정의 공정성·형평성에 문제가 생긴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런데 갑자기 또 다른 심사위원이 "이런 상황이라면 '섬유 부문'은 선정에서 아예 배제하는 것이 나은 거 아니냐"는 등 부정적 의사를 표시하는 과정에서 위원장이 "배제 여부를 투표로 결정하자"며 거수 투표로 배제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에 있는 한 심사위원은 "문제가 있다고 강하게 제기했는데 마치 짜여진 각본대로 진행된 것 같아 의심스럽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번 대상 선정에 대해 섬유업계 관계자는 "고위공무원은 사적으로 업무를 추구해서는 안된다. 공정성있게 해야 한다"며 뼈 있게 말했다.

 

기업지원 과장은 본보와 통화에서 "담당과장으로서 개인적인 의견을 표명한 적이 없다. 심사위원들 전체가 안 된다고 해서 안 준 것이지 다른 것은 없다"고 하며 "심사내용은 위원들의 결정 사항이기 때문에 이를 공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들은 사람은 있는데 말한 사람은 없다.' 참으로 수상한 공적심사위원회다. 위원회의 누군가가 증명되지 않은 사적 의견을 표명했기에 정상적으로 추천된 2명을 평가없이 배재했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 견해이다. 특정 기업인을 염두에 둔 상황이라면 가능하다는 합리적 의심의 대목이다.

 

특히 담당과장은 공정관리 심판 역할을 해야 하나 심사위원이라는 선수로도 뛰었다. 이 정도면 몰염치가 도를 넘었다. 기업들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로 생사기로의 현실에 처해 있다.

 

이런 시기에 중소기업인의 사기를 높이고 자긍심을 북돋기 위해 수상하는 '중소기업 대상'을 공동 시상하는 한시적 방안을 마련하기는커녕, 규정에 명확히 있는 '섬유 부문' 상을 주지 않는 해괴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시장은 시민과 소통을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는 가운데 담당과장은 정당한 선정절차 왜곡 등으로 신뢰받는 포천시로 발돋음하는데 찬물을 끼얹었다고 공직사회의 불만이 팽배하다. 시민들도 행정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지 눈 크게 뜨고 지켜봐야 할 때다.